인비전(InVision)의 CEO이자 창업자인 클락 발버그(Clark Valberg)는 2011년 회사를 창립하면서 비싼 렌트비를 자랑하는 뉴욕 같은 곳에 돈을 들이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다. 인비전의 핵심 제품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에 필요한 것은 단지 노트북이었다 (인비전은 디자인 툴을 만드는 회사로 페이팔, 트위터, 에버노트, 아마존, 에어비앤비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사무실이 없으면 어떨까?”
발버그는 그것을 실현했고 7년이 지난 지금 700여명의 직원이 있지만 사무실을 열지 않았다.
인비전의 직원들은 영국, 이스라엘, 호주,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근무한다. 서로 다른 타임존을 가지고 있지만 핵심근무시간은 동부 표준시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를 유지하며 최소 4시간 이상의 근무시간이 겹치도록 요구한다 (동부 표준시는 뉴욕 등의미국 동부에서 사용되는 시간이며 한국 보다는 14시간 느리다)
공식 근무시간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많은 자율성을 제공하며, 특정시간대에 꾸준히 나타나는 것 보다는 일의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최고인사책임자(CPO)인 마크 프레인(Mark Frein)은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결과이지 당신의 IP 주소가 어디에 있냐가 아닙니다. 우리는 당신이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느냐에 관심을 가집니다. 당신이 훌륭한 것을 불안정한 근무시간에 달성할 수 있다면 그건 충분히 훌륭합니다.”
원격근무로 어떻게 사람들을 일하게 하고 회사가 돌아가게 하는지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묻는 사람들에게 프레인은 이렇게 말한다.
“요즘 직장인들은 직장에 가서도 유투브나 쇼셜 미디어와 같은 것들을 통해 시간을 허비합니다. 현대의 지식 노동자들은 결국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문화를 가진 회사에 집중합니다.”
회사 전체를 원격근무로 가동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진 않다. 예를 들어 서로 한번도 본적없는 직원들 사이에 친밀감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동기에서 비동기 방식의 업무로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 전환을 더 쉽게하기 위해 비디오를 녹화해서 공유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하기 시작했어요.”라고 리드 디자이너인 스캇은 말한다.
필자가 현재 일하고 있는 독일에 오기 전, 한국에서 약 2년 반쯤 근무했던 회사는 한국에 사무실은 있었지만 대부분의 직원이 실리콘밸리에 있어 많은 부분을 원격으로 근무해야 하는 곳이었다. 사무실이 있으니 완전한 원격은 아니었지만 주기적인 재택근무가 가능했고 시차가 있어 비동기적으로 일해야할 때가 많았다.
하루는 근무 중 컨디션 난조로 알레르기 증세가 있어 일이 어려웠던 적이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와 차 한잔을 마시고 따뜻한 곳에서 약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일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유연성이 제공되지 않는 회사였다면 병가나 연차를 쓸 만큼 몸이 나쁘지는 않고 업무효율은 나지 않을 때 그냥 사무실에 앉아 적당히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유연성이 제공되니 회사나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물론 장점만 있진 않았다. 의사소통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옆에 있었다면 5분 안에 쉽게 끝낼 수 있는 문제도 온라인을 통해서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드는 경우도 있다.
주변에 원격근무가 가능한 회사에서 일하다 사무실로 출근을 하는 회사로 옮기는 경우도 보았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원격근무란 꿈 같이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업무와 삶의 경계가 없어지고 외로움과 싸워야하는 어려움일 수 있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Business Insider, InVision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