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이티엔티 (AT&T)가 2018년 9월 25일 온라인 광고 자회사 산다르 (Xandr)를 설립하며 디지털 광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였다. ’17년 AT&T가 세계 최대 광고 그룹엠 (GroupM)의 브라이언 레서 (Brian Lesser)를 영입하며 광고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무성하였다. 이 소문은 온라인 광고 업체 앱 넥서스 (AppNexus)를 $1.6 billion (한화 약 1.8조원)에 인수하며 구체화 되었으며, 이번 9월 25일 앱 넥서스를 비롯한 사내 다양한 광고 사업부가 통합되며 현실화되었다.
’17년 약 $83 billion (한화 약 91조원)에 달하던 디지털 광고 시장은 ’21년 $129 billion (한화 약 14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케터 eMarketer ’18) 하지만 사실상 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은 분야이다. (구글, 페이스북 점유율: ’18년 58%) 그렇다면 이 시장에서 산다르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 무엇일까?
첫번째, 자신만의 광고 생태계 구축이다. 구글, 페이스북은 광고주로부터 광고를 받아, 소비자에게 보여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수직 통합하며, 온라인 광고 시장을 독점해왔다. 이를 위해서 광고가 보여지는 인벤토리, 방대한 데이터, 유저에게 알맞은 광고를 매칭시켜 줄 수 있는 분석력이 기반되어야 하는데, 셋 모두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AT&T는 인수를 통해 양질의 인벤토리 (미디어), 데이터 (미디어 및 통신), 분석기술 (앱 넥서스) 모두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 수직 통합을 통해 에이티엔티 역시 높은 수준의 광고 정확도와 비용 효율화 달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두번째, TV와 온라인 광고를 커버 할 수 있는 종합 광고 플랫폼으로의 포지셔닝이다. AT&T는 최고 수준의 방송 미디어 (디렉 티비DirecTV와 타임워너)를 보유하였으며, 온라인 광고계의 강자였던 앱 넥서스까지 확보하였다. 모든 자산을 알맞게 통합할 수 있다면 AT&T는 TV, 온라인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광고 사업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이 온라인만 타겟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광고주에게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산다르의 CEO 브라이언 레서는 엡 넥서스 인수 전부터 이러한 전략을 공공연히 말해왔다. 더욱이 사전에 계약이 이루어졌던 전통 TV 광고 시장에 디지털 광고 장점 (실시간 측정/ 거래) 도입에 성공한다면 전통 TV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약 $68 billion (한화 약 75조원)에 달하는 TV 광고 시장 (제이피모건JP Morgan, ’18년)까지 성공적으로 타겟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실행을 위해 AT&T는 거대 TV미디어 그룹 알타이스 (Altice USA), 프런티어 커뮤니케이션 (Frontier Communication) 그룹의 TV 광고 인벤토리까지 확보하였다.
근래 통신사들은 탄탄한 통신업을 바탕으로 미디어, IoT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을 시도해왔다. 이것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매출과 이윤, 소모적 경쟁에 의한 성장세 감소가 자리하며, 안전하지만 폭발적 성장이 어려운 통신업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통신업의 낮은 multiple (PSR, EV/EBIDTA)이 이 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대변한다.
AT&T 또한 새로운 미래를 위해 디렉티비, 타임워너 등 미디어업에 진출하였으며, 이제 광고사업을 통해 기존 미디어 자산을 활용하고,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구성요소 (인벤토리, 데이터, 분석기술)는 다 갖추어졌다. 이 구성요소를 이어 현실화 시키는 것은 이제 AT&T의 몫이 될 것이다. 여기에는 전통 TV광고 시장에 디지털적인 요소를 어떻게 도입할 지,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지 등이 해당될 것이다. 과연 새로운 광고 사업자가 탄생 할 지 아니면 통신사의 그저 그런 신사업 시도로 끝이 날 지 궁금해진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Bloomberg, thedrum, AdExch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