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플립카트(Flipkart) 인수전에 아마존도 뛰어들면서 과연 월마트에 품에 안길지, 아마존의 품에 안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블룸버그를 비롯해 다수의 매체가 월마트가 플립카트 인수를 위해 실사를 완료했으며, 지분 51% 이상 매입을 위해 100~120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보도했다. 인수 협상이 성사되면 월마트의 이커머스 기업 인수 중 최대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역시 월마트 견제, 인도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플립카트는 2007년 두 명의 전 아마존 직원이 설립해 소프트뱅크로부터 2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총 60억 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인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다. 현재 인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며,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플립카트의 가치는 10년 안에, 2000억 달러가 될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는 제트닷컴(jet.com)인수 이후 온라인에서 급성장을 이뤄냈으나, 지난 분기부터 다시 온라인 부문 실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월마트는 몇 년 전부터 인도시장을 주목해왔지만, 외국인 직접 투자 제한정책에 따라 입지를 확보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인도시장의 1위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시장 개척을 함께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사실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 해외시장에서의 성적이 썩 좋지 못하다. 유럽은 둘째치고,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일본 제외), 이를 타개하기 위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 바로 인도시장이다. 최대 인구수를 자랑하는 국가 중 중국을 놓친 터라 인도 시장에서의 성공이 더 절실하게 보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플립카트 인수전은 월마트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로 인도에서 플립카트는 1위, 아마존은 2위 이커머스 사업자다. 아마존은 2013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이커머스 시장을 위해 약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지금 아마존의 시장 점유율과 플립카트의 점유율을 더하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80%에 근접한다. 인도 정부가 이를 승인할 확률이 낮다. 자국 기업도 아닌 외국 기업에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으로 넘길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두 번째로 아마존과 소프트뱅크의 관계다. 소프트뱅크는 중국, 일본,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 지역의 이커머스 기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리바바, 쿠팡, 야후재팬, 라자다, 페이티엠 등이 있다. 소프트뱅크는 플립카트와 스냅딜에도 투자하고 있어서, 아마존이 플립카트를 인수하기 바라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 일부 언론에서는 성장을 위해 아마존에 매각할 수 있다고 예측하지만, 소프트뱅크와 아마존은 이미 이커머스 전쟁 중이다.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에 대항하는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 소프트뱅크이기 때문이다. 전쟁 중 적에게 선봉 장수를 넘길 수는 없는 법이다. 과연 6월까지 이번 인수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인수 합병이 아니라 향후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Bloomberg, Business Insider | 이미지 출처: Gizmochina, AndNowUK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