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슬랙(Slack)을 주요 협업 툴로 이용하는 전세계 8백만명 중 한 명이라면, 2018년 6월 27일 수요일 당신의 업무는 평소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다. 당일 아침 몇 시간 동안 슬랙에 심각한 서비스 오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일어나는 곳(Where Work Happens)”이라는 슬로건을 단 슬랙의 서비스가 잠시 중지 되었을 때 슬랙을 쓰는 기업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슬랙 사용이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레스큐 타임 (RescueTime: 시간 관리 앱으로 사용자가 컴퓨터를 사용할 때 얼마나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쓰는지 리포팅한다)’을 사용하는 익명의 12,000명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하여 6월 27일, 즉 슬랙이 다운되었던 날과 바로 그 직전 주의 생산성에 대해 분석했다.
슬랙 사용이 불가능해지자 사용자들은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훨씬 더 많이 사용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할 때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업무 생산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슬랙 서비스가 다운 되었던 시간 동안의 생산성 지표를 살펴보면 오히려 바로 직전 주 동시간 대비 5% 정도 생산성이 향상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주 안에서도 매일 생산성 패턴이 달라지므로 슬랙이 다운되었던 수요일과 그로부터 한 주 전의 수요일을 비교)
위 그래프를 보면 몇 가지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평소에 비해서 슬랙이 다운 되었을 때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업무 시간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케이션 툴을 이용할 수 없게 되다 보니 레스큐 타임안에 ‘생산적’이라고 설정해 둔 또 다른 일들에 시간을 더 많이 쏟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둘째, 슬랙 서비스가 다시 정상화되자 생산성이 급격하게 낮아지며 하루 중 가장 낮은 생산성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사용자들이 평균적으로 근무 시간의 40%를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하는 것과 생산적인 일을 번갈아가며 멀티 태스킹에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커뮤니케이션 툴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히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단 1시간 12분 뿐이었다.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함으로써 스스로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파괴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슬랙이 생산성을 저해하는 나쁜 툴은 아니다. 문제는 어떤 툴을 사용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툴을 사용하느냐다.
슬랙(혹은 이메일)과 다른 업무들 사이에서 지속적인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switching)이 일어나면 우리의 집중력 역시 저해 될 수 밖에 없다. 미시간 대학교의 교수로 재임중인 데이비드 마이어 박사(David Meyer, PhD)는 “아주 잠시 동안의 멀티태스킹을 통해 발생한 정신 요소(mental block)라도 많게는 생산적인 시간의 40%를 낭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툴은 현대 직장에서는 꼭 필요한 툴이지만 동시에 가장 주요한 방해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 툴을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라는 것은 아니다.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를 진행할 때 커뮤니케이션 툴 사용을 잠시 멈추는 것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본 기사는 RescuTime의 Slack vs. Productivity: Here’s what happened when everyone’s favorite communication tool went down를 원작자 Jory Mackay와 협의 후 재구성하였습니다.
테크니들과 콜라비(www.collab.ee)가 함께 만드는 ‘Deep Work’ 시리즈 (2)
“슬랙(Slack)을 못쓰게 되자 생산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