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클라우드를 논할 때, 클라우드는 두 부류가 있다. 알리 클라우드와 그 외 모든 다른 클라우드다.” – 제프 장 (Jeff Zhang), 알리바바 CTO
올해도 어김없이 11월 11일이 되었다. 중국의 이커머스 거물인 알리바바와 JD.com은 69조 원에 달하는 거래액을 성사시키며 작년에 이어 올해 또 다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특히 알리바바의 경우 타오바오, 티몰, 티몰 글로벌, 알리 익스프레스와 카오라 등 자사 플랫폼에서만 총 44조 6천 200억원에 달하는 거래액을 달성했고, 초당 최고 54.4만 건의 주문량과 당일 거래 데이터양만 970페타바이트(PB)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알리바바 CTO 제프 장은 이런 성과에 대한 비결이 ‘알리 클라우드’라며, 또 한 번 중국 내 알리 클라우드의 성장과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이런 많은 양의 거래가 이루어진 것도 놀랍지만, 엄청난 주문량을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알리바바 내 모든 이커머스 플랫폼이 알리클라우드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제프 장이 말한 알리 클라우드의 강점을 다음 세 가지로 요약했다.
1) 압사라 (Apsara Stack)
알리 클라우드는 타사 서비스가 오픈소스 기반인 것과 달리, 알리바바 클라우드에서 자체 연구를 통해 개발한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엔진인 ‘압사라 (Apsara Stack)’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지난 10년간의 투자를 통해 개발된 압사라는 5,000개의 서버 구축과 100PB의 데이터, 100,000개의 CPU 코어 처리가 가능하다. 이미 광군제와 같은 폭주 거래량을 예측하고 개발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성능을 자랑한다. 압사라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한 예측 기능을 통해 이커머스 거래상들은 새로운 소비자를 위한 타겟마케팅 캠페인을 할 수도 있다.
2) 3세대 X-Dragon 아키텍처
알리 클라우드는 가상 컴퓨터 플랫폼과 엘라스틱 컨테이너 서비스 (ECS)를 통합, 자체 개발한 X-Dragon 아키텍처로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한다. 보통 일반 서버에서 데이터량이 급상승할 경우, 데이터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저하되지만, 3세대 X-Dragon 아키텍처를 통해 1초당 쿼리 처리 속도가 30% 증가하고, 대기시간이 60% 줄어,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3) 뛰어난 데이터베이스 역량
알리 클라우드의 세 번째 강점은 자체 개발한 두 가지 데이터베이스의 역량인데, 하나는 오션베이스(OceanBase)로 데이터베이스 월드컵이라 불리는 TPC-C 기준 테스트에서 오라클의 세계 1위 기록을 뛰어넘었다. 오션베이스는 중국 데이터베이스 제품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또 다른 데이터베이스는 PolarDB인데, 이미 많은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가 적용한 방법이지만, 스토리지와 컴퓨팅이 분리되어 있어 데이터 확장에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징이 이번 광군제에서 활약을 했고,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보다 더 나은 성능을 증명했다고 한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은 자체 개발을 통한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난 10년 간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만 1,7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알리바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커머스 플랫폼일 정도로, 아마존의 AWS에 비하면 아직까지 인지도나 평판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 거래량보다 더욱 자부심을 드러내며 강조한 것이 알리 클라우드일 정도로 알리바바 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쩌면 지난 10년간의 투자는 알리 클라우드 자체 엔진을 개발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마윈은 알리바바가 세계 최고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되길 원했던 것을 넘어 관련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있는 클라우드계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한 포부를 가지고 이 모든 것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많은 부분에 있어 중국의 거대 테크 기업들은 미국 거대 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시작은 조금 늦지만, 엄청난 투자량과 함께 발전하며 추월하는 속도가 무척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알리 클라우드 또한 이와 비슷한 모습이다. 아직 더 많은 성공 케이스를 통해 알리 클라우드의 역량을 입증해야 하겠지만, 그들 스스로 자부하고 또 계속 투자하며 개발하는 모습을 보며 알리 클라우드의 미래 행보가 기대된다.
이미지 출처: EqualOc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