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이 ‘애플 원 (Apple One)’이라는 이름의 묶음 상품을 출시했다. 구글이 2018년 8월 출시한 ‘구글 원 (Google One)’과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 내용은 사뭇 다르다.
여러 상품을 저렴하게 일괄 판매하는 묶음 전략은 가격 할인이라는 당근을 통해 사용자의 선택을 일정 방향으로 유인한다. 묶음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분석하면 회사가 지향하는 사업 구도를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듯 다른 애플과 구글의 묶음 상품을 살펴보자.
애플 원 (Apple One) – 애플의 여러 콘텐츠를 한번에
‘애플 원’은 애플의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묶어 월 단위 결제하는 상품이다. 애플 뮤직,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애플 뉴스+, 애플 피트니스+, 아이클라우드가 대상이다.
아래 그림처럼 가장 저렴한 Individual 상품은 애플 뮤직 등 4개 서비스를 $14.95/월에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모두를 개별 결제하는 경우보다 $6/월 저렴하다.
Family와 Premier는 아이클라우드 용량이 각각 200GB, 2TB씩 늘어나고, 일부 서비스가 추가된다. 5명까지 공유도 할 수 있다.
서비스 지역의 경우, Individual과 Family는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제공되지만 Premier는 애플 뉴스+가 되는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에서만 제공 예정이다.
구글 원 (Google One) – 저장 공간과 각종 혜택을 한번에
애플 원이 콘텐츠에 집중한 반면, 구글 원은 저장 공간과 보안에 신경 쓴 상품이다.
구글에 계정을 만들면 기본적으로 모든 사용자는 지메일 + 구글 드라이브 + 구글 포토를 합쳐 무료 저장 공간 15GB를 받는다.
구글 원을 결제하면 이 용량을 100GB ($1.99/월 또는 $19.99/년)에서 30TB ($149.99/월)까지 늘릴 수 있다.
구글 원에는 애플 원과 달리 콘텐츠가 포함되진 않았다. 대신 유튜브 프리미엄 ($15.99/월)이 유튜브 광고 제거 +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묶어 ‘애플 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한 가지 특징은 2TB 상품부터 구글 VPN (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VPN을 사용하면 네트워크 보안성을 높여 사용자의 브라우징 기록, IP, 위치 정보 등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구글 블로그에 따르면 VPN 혜택은 현재 미국 지역의 안드로이드 기기에 한정되어 있으나 향후 국가와 운영체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하드웨어의 높은 인기와 달리 애플의 콘텐츠 인기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많이 뒤쳐진 모양새다. eMarketer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애플 뮤직은 스포티파이, 아마존 뮤직, 판도라와 비교해 2023년까지 가장 낮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기기를 구입하면 애플 티비+ 1년 무료이용권을 주는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플 티비+가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과 비교해 얼마나 열세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애플 원’이 보다 인기있는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Premier에 포함된 애플 피트니스+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출시될 애플 피트니스+는 애플 워치 사용자들을 위해 마련된 비대면 운동 콘텐츠로 개별 결제시 $9.99/월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피트니스 서비스와 2TB에 달하는 아이클라우드, 애플 뮤직 등이 함께 제공된다면 애매한 매력의 Individual이나 Family보다 유인 효과가 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