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산업 혁신을 위한 제프 베조스의 전략 엿보기

아마존이  버크셔 해서웨이, JP 모건 체이스와 손을 잡고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들이 어떠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마도 2018년 하반기는 지나야 나올 것이라고 예상되는 바, CNBC가  이 세 명 중 한 명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과거 투자 경력을 바탕으로 헬스 케어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그의 야망에 대해  조명하였다.

제프 베조스는1990년대 후반부터 헬스케어 산업에  꾸준히 투자하며 이 시장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오고 있다. 그가 개인적으로 투자했던 회사나, 아마존을 통해 시도했던 사업에서 항상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20년 가까이 큰 성공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에게는 생소한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위해 꾸준히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은 이미 실패한 사업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둔 선례도 있었음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처참한 실패로 끝났던 파이어폰 프로젝트에서 얻은 교훈을 밑거름으로 인공지능 스피커인 Amazon Echo 를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둔 사례를 모면, 지난 20여년간 아마존과 베조스가 헬스 케어 분야에서 축적해 온 다양한 겸험과 교훈들이 언젠가는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한다. 실제로, 1999년 Drugstore.com의 지분 40%를 취득한 후, 2011년 월그린에 이 사이트가 $400 million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베조스는 의약품을 온라인으로 파는 것이 다른 제품을 파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야심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보다가 (Bezos has never given up on his pharmaceutical ambitions),  마침내 2017년, 아마존은 미국내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의 사업과는 별개로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벤쳐 펀드인 Bezos Expeditions 를 통해 리스크가 매우 큰 첨단 바이오테크, 생명공학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를 해오고 있다. 아래는 Bezos Expeditions가 투자한 대표적인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다.

이러한 베조스의 과거 이력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그의 야망과 전략에 대한 예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베조스는 ‘중간 유통사업자 (middlemen)’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가능하면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여 비용을 낮추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이는 아마존의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며, 베조스가 투자한 Zocdoc 역시 환자가 바로 의사/병원과 예약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는 아마존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새로 생기게 될 회사 역시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워크플로우 내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베조스는 자신이 판단하기에 기회라 여겨지면 수 십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위에서 예로 든 Drugstore.com 투자와 처방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보면 약 20여년의 시간차가 있다.  헬스케어 사업은 굉장히 복잡하고 빨리 변하기 어려우므로 누군가 혁신하고자 한다면 인내가 필요한데, 베조스는 이미 그럴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이 그간 많은 ICT 회사들이 헬스케어 분야에 뛰어들 때 간과했던 부분이자,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의약품 배송이나 보험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노화와 암 등과 같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것 베조스가 헬스케어 산업에서 그리고 있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 생각된다. Grail이나 Unity Biotechnology와 같은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이 부분은 합작회사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되, 본인의 벤처 펀드를 통해 계속 투자하면서 학습하며 기회를 엿볼 것 같다. 시간이 흘러 생명과학과 질병의 원인 및 치료방법 등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는 때가 온다면, 베조스는 주저없이 이 분야마저 뒤집어 엎기 위한 (disruptive)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관련 기사: CNBC | 이미지 출처Mash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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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고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NanoCellect Biomedical의 co-founder이자 CTO 입니다. 생명과학과 IT를 결합한 제품들, 특히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생명공학기술 및 메디컬 디바이스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