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창업한 CEO의 평균 나이는 45세

지난 주말 테크니들 독자분들을 대상으로 ‘성공한 스타트업의 CEO와 나이’에 대한 간략한 설문(4개 문항)을 진행했다. 1번 문항은 ‘성공한 스타트업 CEO에게 어울리는 나이대는?’이었는데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2%가 30대라고 답했다. 2위는 40대 (25.7%)였으며, 3위는 20대 (12.8%)였다. 50대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2.8%에 불과했다. 기타 답변으로는 ‘성공한 CEO에게 어울리는 나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나이는 상관없다’ 등이 있었다.

2번 문항은 ‘젊은 CEO일수록 성공하기 쉬울까요?’였으며, 64%가 ‘아니다’를 선택했다. ‘나이와는 관계없다’, ‘경험의 차이는 있지만 나이 그 자체는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등의 답변이 있었다. 3번 문항은 ‘CEO의 나이와 연륜은 스타트업 성공에 몇% 정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였는데 응답자의 46%가 ’40~60%’를 선택했다. 4번 문항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엑싯하는 스타트업의 비율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58%가 가장 낮은 구간대인 ‘0~10%’를 선택했다. (본 설문에는 모두 112분이 소중한 시간을 내어 참여해 주셨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위 설문에서 본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흔히 20대 혹은 30대의 젊은 창업자가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게이츠, 페이스북을 창업한 주커버그 등의 사례가 그러한 믿음을 뒷받침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기업가 (entrepreneurs)의 평균적인 나이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40대-50대 라고 한다.

이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4년 사이에 미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의 창업자 270만명을 대상으로 창업한 회사들의 고용율과 매출, 합병이나 주식상장을 통한 ‘엑싯 (Exit)’을 스타트업 ‘성공’의 지표로 삼아 분석하였는데, 놀랍게도 최소한 1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평균 나이는 41.9세 였으며, 그 중 상위 0.1%의 고속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평균 나이는 45세라고 한다 (아래 그래프 참고). 보고서에서는 창업자들이 회사를 시작했을 당시의 나이를 사용했다.

연구자들은 중년 (40대 이상)의 창업자가 성공적으로 ‘엑싯 (M&A 혹은 IPO)’을 이룰 확률이 20대의 창업자보다 높다는 결과도 제시하였다. 특히, 50대의 창업자는 30대 창업자보다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킬 가능성이 1.8배 이상 높은 반면,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달리, 20대 창업자는 성공적으로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가능성이 가장 낮은 나이대로 집계되었다.

그렇다면, 40-50대 창업자가 20대 창업자보다 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저자들은 몇가지 이론을 제시하였다.

첫째로, 40대 이상의 창업자들은 창업하기 이전에 한 산업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아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매니지먼트에 대한 경험 역시 풍부하여 20대들에 비해 실수를 할 가능성이 적기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둘째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저축한 돈으로 사업을 일단 시작할 수 있고, 10여년 간 쌓아온 네트워크가 있어서 비즈니스에 꼭 필요한 사람을 끌어모아 팀을 구성함으로써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보고서에 의하면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같은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시작했을 때 성공할 확률이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그럼 우리는 왜 젋은 창업가에 대한 환상을 가져온 것일까? 아마도 젋은 창업자들이 좀 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언론 등의 주목을 더 받는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에 꽂힌 나머지, 잘 다니던 명문대학마저 중퇴하고 차고에서 밤새워가며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성공해 20대의 나이에 빌리어네어가 되는 몇몇 성공적인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스토리가 20대 스타트업 창업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라는 편견을 갖게 한 것은 아닐까.(실제로 이러한 편견 때문에 좀 더 젋어보이려고 성형수술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 보고서 원문 링크:  Age and High-Growth Entrepreneurship

techNeedle 인사이트

나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통념을 뒤집는 결과라 매우 흥미롭다. 위와 같은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대, 30대 초반의 젋은 창업자들이 시작한 스타트업이 VC나 Angel 투자를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본다면 ‘투자’라는 것이 꼭 성공 확률을 계산하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기사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경험 많은 40-50대 창업자들이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키울 가능성이 높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는데,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의미있는 연구 결과이며, 한국에서 ‘대학생, 20대 청년 창업’에만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점은 한 번 재고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40-50대 창업자들이 세운 회사들은 대개 ‘니치 (niche)’ 마켓에서 성공을 거두어 생각보다 엑싯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다. 만일, 같은 기간 (2007년부터 2014년 사이)에 유니콘, 데카콘 등으로 성장한 우버,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스타트업들을 포함하여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성공’을 정의한다면 20대, 30대 초반 창업자들의 성공비율이 높지 않을까? 그리고, 현재의 기업가치 혹은 M&A나 IPO 등을 통한 엑싯의 규모를 놓고 비교하면 창업자의 연령대에 따라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도 궁금하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WSJThe Conversation

미국 샌디에고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NanoCellect Biomedical의 co-founder이자 CTO 입니다. 생명과학과 IT를 결합한 제품들, 특히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생명공학기술 및 메디컬 디바이스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