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버블이 빠졌을 때처럼 실리콘 밸리의 거품도 언젠가는 꺼질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파트너인 베네딕트 에반스와 같은 긍정론자들은 지금은 그때보다 인터넷 연결 인구나 스마트폰 보급과 같은 저변이 훨씬 넓기 때문에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름을 지적한다. 심지어 이번주 금융 시장의 요동이 더 큰 경기 침체로 번진다면, 어떤 테크 스타트업들은 전통적인 비효율적 비즈니스를 대체하면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경기가 어려워질 때 사람들은 택시보다 저렴한 우버를, 호텔보다 저렴한 에어비앤비를, 마트보다 저렴한 아마존 등 온라인 몰을, 영화관보다는 넷플릭스 시청을 택할 것이다. B2B 고객들은 자체 서버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보다는 클라우드 서버를 임대하는 것을 선호하는 등 IT인프라 비용 절감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물론, 투자만 받고 제대로 된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는 허약한 체질의 스타트업들은 정리될 것이지만, 어떤 스타트업들에게는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이다. 구글과 세일즈포스는 닷컴 버블을 견뎌 성장하였고, 페이스북은 2008년 금융 위기를 거쳐 떠올랐으며 당시 위기는 넷플릭스가 블럭버스터를 대체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다음 단계에서도 분명 승자가 등장할 것이다.
tN 인사이트: 일견 흥미로운 의견이고, 실제로 많은 테크 회사들이 기존 인더스트리의 거품과 비효율을 제거하면서 성장해 온 패턴들에 의해 증명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해당되는 테크 회사들이 가만히 있어도 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호텔과 에어비앤비 간의 선택에 앞서 아예 여행 수요 자체가 줄어 들어 버린다면? 택시가 비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떤 사람은 우버라는 서비스가 있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접점이 없다면? 후자와 관련하여 필자의 개인 경험을 소개하면, 여행지에서 비행기가 하루 연착되어 많은 여행객들이 갑작스럽게 숙소를 잡아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 이는 당일 호텔 예약 앱 (호텔의 당일 잔여 객실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서비스) 입장에서는 굉장한 기회였으나, 대부분의 주변 여행객들은 이러한 앱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고가의 호텔을 찾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위기는 저절로 기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회로 만들고자 수요를 끌어오는 노력을 하는 업체들에게만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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