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가?

전통적으로 벤처캐피탈들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를 꺼려왔다.  그런데,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2014년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이 약 $3.5B (약 4조 2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2010년에의 투자액에 비해 약 30배 이상 높은 수치로서, 하드웨어 스타트업 투자의 르네상스라고까지 일컬어진다.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자로부터 1백만불 (12억원)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개수 및 총 투자액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자로부터 1백만불 (12억원)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개수 및 총 투자액

왜 갑자기 이렇게 폭발적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투자가 이루어지는가? 가장 큰 이유로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최근 3년사이에 고프로나 핏빗처럼 상장하거나 (IPO), Nest (구글에 인수) 혹은 Oculus (페이스북에 인수)와 같이 수조원의 가치로 인수된 성공사례들이 증가한 것을 꼽을 수 있다.

Exits_consumer-hardware-startups_TC

둘째로,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와 연결되어 단순한 판매량 및 매출 뿐 아니라 실제로 고객들이 하드웨어를 얼마나 자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개선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벤처캐피탈들이 매출이 없거나 미미한 초기단계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가치를 산정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어 투자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셋째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은 기존의 하드웨어 회사들이 갖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점들, 예를 들어 낮은 마진률과 저가 복제품에 의한 시장 점유율 잠식 등을 해결하였다. 그로 인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가치를 올리는 데 일조하게 되었고, 하드웨어 스타트업 투자 붐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tN인사이트:  핏빗의 활동량 측정기, 고프로의 카메라, DJI의 드론 등을 살펴보자.  눈에 보이는 판매 제품은 하드웨어 이지만 진짜 가치는 하드웨어를 구동하고 고객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 된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에 사용되는 하드웨어 부품들은 삼성이나 퀄컴, 인텔 등 몇 몇 회사가 공급하므로 큰 차이가 없다. 결국 고객의 지갑을 여는 것은 하드웨어의 스펙이 아닌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하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사용하기 쉬운 소프트웨어이다.  더 이상 하드웨어만 잘 만들어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하드웨어 디자인/생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모두 능해야만 승자가 될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한국에서도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계신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의 대표적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무인자동차 및 로봇 분야에 향후 5년간 1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는 네이버의 결정에 개인적으로 지지를 보낸다.

관련기사: TechCrunch

Written by

미국 샌디에고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NanoCellect Biomedical의 co-founder이자 CTO 입니다. 생명과학과 IT를 결합한 제품들, 특히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생명공학기술 및 메디컬 디바이스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