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기에 스페인의 디에즈 페레이라 씨는 넷플릭스의 이상적인 고객이 될 것 같았다. 그는 미국에서 살 동안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의 팬이 되었으며 마드리드로 이사한 지금도 미국의 영화와 TV 쇼를 스페인 콘텐츠보다 선호한다. 하지만 정작 넷플릭스가 스페인에서 서비스를 런칭했을 때 그는 정작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미 저는 넷플릭스의 경쟁사 서비스 두개에 가입되어 있고 이들은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라이센싱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이미 지금도 제가 원하는 콘텐츠를 다 볼 수 있는데 굳이 또 넷플릭스에 월 사용료를 또 낼 필요는 없죠.” 최근 넷플릭스는 성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작년에 비해서 이익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어서 그 해법으로 글로벌 확장을 택했지만 많은 장벽으로 고전 중이다. 특히 EU 국가가 그런 경우인데 영어권이 아닌 국가에서의 언어 장벽, 로컬 서비스와의 경쟁, 문화적 특수성, 콘텐츠에 대한 규제 등이 주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이런 어려움이 두드러지는데, 기존 로컬 경쟁사와의 경쟁 뿐 아니라 영어권 콘텐츠가 지배적이 되는 상황을 막고자 하는 정책적 규제에도 직면해 있다.
tN 인사이트: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스트리밍 콘텐츠 시장 성장에 힘입어 성공 체험을 했던 데 반해 유럽에서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콘텐츠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글로벌화할 때의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는 듯 하다. 또한 문화적 자존감이 강한 유럽 국가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문화적/정책적 장벽을 피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가 몇년전까지만 해도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여겨졌지만, 더 이상은 넷플릭스만이 할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로컬 콘텐츠 수급에 강점이 있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갖추기도 쉽지 않다. DVD 렌탈 사업에서 스트리밍 사업으로 혁신을 만들었던 것처럼,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또 다른 혁신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예를 들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경쟁하거나, 소비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월 과금 모델이 아닌 건당 혹은 시간당 과금 등의 비즈니스 모델로 틈새 시장을 침투하거나, VR (가상현실) 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에 특화된 콘텐츠로 차별화하여 진입하는 등의 해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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