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온디맨드 (On-demand)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위해 일하는 계약직 직원들을 정직원으로 전환하며 ‘자신들의 직원을 케어하는 새로운 공유경제의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반면 Uber 나 Upwork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기존 계약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온디맨드 기업들의 변화가 정치적 압력에 따른 것이며, 이에 따라 향후 제도적 규제가 다른 기업들도 모두 정직원 제도로 전환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서만도, 아니면 단지 자신들의 직원들을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만도 아니며, 사실은 그것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더 성장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직원을 정직원으로 전환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3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높은 고객-직원 비율을 바탕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Uber 같은 서비스는 거의 1:1의 고객-직원 비율을 필요로 하고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고정된 직원 채용이 어렵지만, 택배 서비스 Shyp 이나 식사 배달 서비스 Sprig 와 같은 경우는 한 명의 직원이 여러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원 전환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숙련된 직원의 필요성’이다. 식료품 배달 서비스 Instacart 의 경우, 두 부류의 직원이 있는데, 식료품점에서 고객 주문을 처리하는 정직원과 이를 배달하는 계약직 직원이다. 전자의 경우, 배송시간, 비용, 주문 처리 오류의 절감을 위해 숙련된 직원을 필요로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그것이 계약직과 정직원을 가르는 기준이다. 세 번째로는 그리고 ‘즉시성보다는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그것이다. 위 서비스 들의 특징은 내가 ‘당장’ 해당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Uber 의 경우 지금 당장 차를 타야 하지만, 내가 주문한 식료품은 저녁 시간 전에만 오면 되며, 사무실 청소/수리 서비스 Q 의 경우, 내일 출근 전까지만 처리가 되어 있으면 된다. 이는 회사들의 자신들의 직원 운영에 대해 더 일관성 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이처럼 향후 온디맨드 회사들의 직원 채용 구조는 외부 요인보다는 자신의 사업적 특성에 맞게 만들어져 갈 것이다.
tN 인사이트: 고객이 원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시간에 제공해주는 온디맨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에서는 ‘긱 이코노미 (gig economy)’ 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Gig란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직/프리랜서 직업군을 뜻하는데, 현재 이러한 Gig족들이 3,0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때문에 그만큼 해당 서비스에 의존해 살아가는 직원들의 처우 문제도 불거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난 6월 미국 노동위에서 Uber 의 운전기사들을 정직원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 한 바 있고, 또 9월에도 우버의 기사로 일한 사람은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이러한 판결은 궁극적으로 우버의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할 정도로 치명적이며, 향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듯, 경제적 / 산업적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오며 기존의 법적, 제도적 테두리로 재단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대두되며 당분간 두 세력 간의 충돌 및 교통 정리는 불가피할 전망인데, 법 / 제도라는 것이 결국 해당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규범이 정의 되어지는 것인만큼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고용 문제 역시 단순히 기존의 고용 형태에 억지로 맞추어 넣는 것보다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최대한 근로자들의 권리와 혜택을 보장해줄 수 있는 쪽으로 사회와 기업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라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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