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아침 아마존이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로 인해 오카도(Ocado)의 주식이 18%이상 폭등했다. 이후 진정세를 거치며 7.7% 상한가를 유지했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주요 은행들도 아마존의 인수 제안을 오카도는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을 냈다. 아마존의 팬트리 서비스(Pantry service) 확장과 오카도는 잘 맞을 뿐 아니라 영국 외 서비스를 제공해 본 적이 없는 오카도에게 수 십억 달러의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의 제안은 서로에게 윈-윈이라는 이유다. 양사의 대변인은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절했다.
tN 인사이트: 유통회사는 규모와 방식에 따라 대규모 하이퍼 매장과 소규모 편의점, 온/오프라인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요즘 시장의 변화를 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기존의 장점이 단점이 되고, 탄탄히 구축된 것처럼 보이는 인프라가 어느새 발목을 잡는 레거시(legacy)가 되기도 한다.
엄청난 매출을 올리던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동안 편의점은 매출은 수 개월 째 두 자리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커머스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익스프레스 매장 269개를 폐점할 계획이고, 이마트는 온라인 몰 통합(신세계+이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절대 우위였던 식료품 배송에 이커머스 업체가 최신 기술과 알고리즘을 이용해 재도전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는 이마트, 홈플러스 같은 유통업체도 오래전부터 매장 내 픽업 동선 알고리즘과 차량 배송 계획 수립 등에 IT기술을 이용, 최적화된 경로를 찾고 당일 2시간 배송을 해주고 있지만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픽업하면서 주문 상품의 결품 발생, 매장 내 온라인 담당과 오프라인 담당의 KPI가 서로 충돌하는 등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요소 역시 곳곳에 산재해있다.
오카도(Ocado)는 영국에서 단 하나의 오프라인 매장도 없이 절대 강자였던 테스코(Tesco)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온라인 수퍼마켓 기업이다.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테크놀로지 회사(Technology Company)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카도와 같은 사례를 보면 IT기술이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참으로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좁은 사업 영역을 가진 기업이 IT기술을 이용하는 것과 구글, 아마존과 같이 공룡 IT기업이 넓은 사업 영역에 진출하는 것 중 어느 쪽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쉬울까. 그리고 전통적 기업과 스타트업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까.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한 문제다.
** 팬트리 서비스: 팬트리는 주방에 딸려있는 식료품 저장고를 일컫는다. 팬트리 서비스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식료품 주문을 하면 이를 신선하고 빠르게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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