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앤 존슨에서 개발한 세다시스 (Sedasys)라는 로봇은 적당량의 마취제를 환자에게 주입하고 수술 중인 환자의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함으로써, 마취과 의사를 대체하여 수술 비용을 낮추고 수술실에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에서 수술실에 숙련된 마취과의사를 고용하는데 $2000이 드는 데 반해 세다시스를 사용하면 10분의 1 정도인 $150-$200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 마취과 학회 (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는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매우 위험한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여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는데, 1년이 지난 현재 세다시스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여 존슨앤존슨은 세다시스를 대장내시경과 같은 간단한 시술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tN 인사이트: 로봇이 과연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여러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에서 만큼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함을 확인해 준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봇을 사용하면 더 안전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실제로 증명할 수 있는지, 만일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의료사고로 이어질 가능성과 이를 처리하는 비용 등도 고려한 포괄적 분석이 필요하다. 최근 의료기기 사업부의 인력을 6%가량 감축하며 강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존슨앤존슨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라이프 사이언스 자회사 Verily와 손잡고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Verb Surgical를 설립하였는데, 아직 존슨앤존슨과 Verily가 어떤 제품을 개발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세다시스의 실패에서 J&J가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의료 분야에서만큼은 아직 의사를 대체하는 것보다는 의사를 도와주는 조력자로서 자동화와 로봇의 가능성을 보지 않았을까?
관련 기사: Washington Post, MIT Technology Review | 이미지 출처: MIT Technology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