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의 대중화 원년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두 개는 과연 어떻게 다른가? 가상현실은 헤드셋 등으로 사용자 주변을 차단한 채 여러 장의 이미지를 보여줘서, 새로운 세계에 들어간 것처럼 뇌를 속인다.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게임이나 영화처럼 스스로 현실세계와 차단하도록 만드는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증강현실은 현실세계에 새로운 정보를 추가해서 보여준다. 헤드셋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카메라에 찍힌 외국어를 번역하거나, 사람 몸속 혈관을 투사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기대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는 화면의 제약에서 벗어나 원하는 곳에 정보를 뿌려서 볼 수 있게 해 주고, 구글 글래스도 헤드셋 형태이다.
tN 인사이트: 수년전부터 입에 오르내리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올해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최근 발표한 10년 로드맵에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특히 가상현실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플랫폼과 영상 처리 기술을 제공하고,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하드웨어 파트너와 함께 지배적 사업자가 되길 꿈꾸고 있다. 반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증강현실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비슷한 기술에 기반하지만, 방향성에 큰 차이가 있다. 가상현실이 엔터테인먼트류의 콘텐츠가 중요하다면, 증강현실은 실생활에서 유용성을 제공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은 플랫폼, 하드웨어, 콘텐츠 세 개가 만족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 플랫폼은 만들더라도, 가격적으로나 외형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하드웨어가 있어야 대중적인 확신이 가능하다. 또 콘텐츠 부분 역시나 외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많은 회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반기면서도 플랫폼 종속에 대해 걱정을 안고 있을 것이다. 결국 시장을 만들려는 선도기업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어떤 역학 관계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야지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 예상되는 대중화가 당겨지고, 이런 기기의 존재조차 모르는 일반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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