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에 호기롭게 도전하는 우버가 귀여울 뿐이다”
Didi Chuxing의 CEO Jean Liu
3년간의 엄청난 손해를 보며 낮은 가격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했음에도 우버는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디디는 중국 시장의 80%를 점유하였고, 우버는 8월 1일 9조원 정도의 회사 가치를 지닌 Uber China를 디디에 팔았다.
우버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법과 규칙들에 거만한 태도를 보이며, 자금력을 바탕으로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경쟁사를 물리쳐왔다. 전 세계에서의 많은 소송과 시위에 우버는 강경책을 통해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공격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Lyft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시장에서의 지위를 무너뜨리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우버의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며칠 전 중국이 입법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합법화 한 법률은 얼핏 보면 우버에 매우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그 법의 조항 중에는 지역별로 차량 공유 서비스의 가격을 통일하는 법률도 포함되었다. 저렴한 가격에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여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결국 우버의 유일한 무기였던 엄청난 투자를 통한 가격 경쟁도 금지하여, 디디와 출혈 경쟁 마저도 못 하게 한 법률은 우버가 디디에 백기투항을 하게 만든 결정타가 되었다.
시진핑의 중국은 투자유치와 개방, 그리고 외국 자본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약속한 바 있지만 실제로는 계속 중국 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쳐왔다. 해외 기업들은 데이터 수집 등에 제약을 받으며, 중국 정부는 해외 기업들에 불리하도록 많은 행정적 절차를 만들었다.
중국은 현재 외자 유치를 통한 제조업 위주의 수출 경제에서 서비스 산업과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경제로 변화를 하고 있다. 이미 위축되기 시작한 제조업 때문에 경제 발전 속도가 느려진 상황에서 서비스업 육성은 아직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정부는 우버와 같은 중국내 서비스업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책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디디에게 우버는 철모르는 애송이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우버의 CEO Travis Kalanick은 8월 1일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는 대부분의 미국의 IT기업들이 규제의 벽에 막혀 포기한 나라에 진출하려고 하는 어린 기업에 불과했다.”
우버 CEO Travis Kalanick
카쉐어링 서비스에서 중국 시장은 다음과 같은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다:
1. 중국은 엄청난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인구가 도시에 밀집되어 있다. 세계 30대 도시 중 9개가 중국에 있다.
2. 미국은 인구당 차 소유 비율이 80%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13% 정도에 그친다.
디디는 이러한 중국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insight]우버 마저도 진출의 실패하면서 중국의 IT시장은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거의 모든 IT회사가 진출에 실패한 나라가 되었다. 엄청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IT시장은 이미 실리콘밸리와 치열한 주도권 싸움에 들어간 듯 하다. 중국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은 국가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자국 기업과 자국 정보 보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네이버의 검색/컨텐츠 독점과 구글 맵 차단 등 우리나라의 폐쇄적 IT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중국은 압도적인 규모때문에 세계 IT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실리콘밸리의 IT는 아직 세계적인 주도권을 갖고 있다. 후발주자인 중국이 폐쇄적인 구조로도 실리콘밸리에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중국 경제에 대한 안 좋은 전망이 이어지면서 국가 주도의 경제체제의 한계에 대한 의문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정부 주도의 발전 정책을 통해 제조업 발전에 엄청난 효과를 거두었지만, 서비스 산업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정부 중심의 자본의 경직성이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 중국의 기업들도 정부 자본에의 종속이 심화되고 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과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실리콘밸리의 IT업체들은 시진핑 경제 체제 하에서 중국 진출에 실패하였다. 그렇지만 시장 경쟁을 막는 관 주도의 산업 보호가 중국에 장기적으로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