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렌딩 토픽에서 보수적인 성향의 뉴스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받은 페이스북은, 이 문제에 대한 조치로 토픽 선정에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사용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Quartz에 따르면 15-18명의 계약직 에디터들이 관련 발표와 거의 동시에 팀이 해산할 것을 알게 되었으며, 6주 분의 퇴직금과 함께 회사를 떠날 것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논란 이후 내부 감사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제 페이스북의 트렌딩 토픽은 알고리즘 오류를 검수하는 일부의 엔지니어만이 참여하게 되었다.
[insight] 페이스북의 글로벌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정치적인 이슈에 단순히 연루되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토픽 선정에 사람들이 개입된 이상 어느 정도의 주관성을 띄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저커버그의 이번 빠른 조치는 이슈를 잠재우는데 매우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된다. 다만 당장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밝혀진 팀원들을 가차없이 해고하고 컴퓨터 코드로 대체했다는 이번 소식은, 가뜩이나 상업화되는 페이스북의 이미지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소식은 많은 면에서 2009년도에 한국의 네이버에서 뉴스캐스트를 도입했을 때를 연상하게 한다. 당시 주관적인 여론 형성을 주도한다는 의혹을 받은 네이버는 첫 화면에 사용자가 원하는 언론사의 주요기사를 볼 수 있도록 기능을 전면 개편했지만, 달라진 환경에서 클릭율을 제고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자극적인 기사제목 작성과 낚시성 기사 남발 등으로 기사 제목마저 삭제한 뉴스스탠드로 다시 대체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문제점이 언론사와 사용자로부터 제기되었고 네이버는 일부 기능을 계속 보완, 개편하고 있는 중이다.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도 문제를 100% 해결할 수는 없다. 트렌딩 토픽의 알고리즘은 사람이 기획하고, 이 알고리즘의 맹점을 뚫는 언론사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며, 정치단체에서는 알고리즘의 문제점을 계속 제기하게 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궁극의 AI가 에디터를 하게 되어도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유지되는 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객관적인 기사를 만들기 위해선 꼭 사람이 없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떤 독재정권의 통제된 언론에서 나오는 기사를 컴퓨터 알고리즘이 열심히 분석했고, 주요 토픽을 선정했는데 다른 한편에서 진정 양식있는 1명의 언론인이 정권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고 치자. 우리는 어떤 기사를 더 객관적이라고 판단해야 할까?[/insight]
관련기사 Business Insider, Bloomberg | 이미지 출처: 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