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으로 잘 알려진 독일 제약사 바이엘 (Bayer)과 세계 최대 종자 회사인 미국 몬산토 (Monsanto)가 660억 달러(한화 약 74조)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현금 M&A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지난 18년 간 독일 회사의 해외 기업 인수로는 최대 규모이다. M&A가 실제로 성사되면, 바이엘은 전세계 살충제 및 종자 산업 내에서 2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 계약이 마무리되려면 주주들의 승인과 함께 양국 반독점 규제에 관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
[insight]이번 합병에 대해서 많은 언론이 올해 가장 규모가 큰 합병 건이라고 많은 보도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합병의 금액보다는 바이엘의 사업 구조에 더 관심이 갔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제약사로 널리 알려진 바이엘의 사업구조는 제약 사업과 작물과학 사업의 비중이 합병 이전 7:3 비중이었던 것이 합병 이후에는 5:5 수준으로 변경된다. 바이엘의 작물 과학 사업부문 성장의 메인 드라이버는 몬산토가 전문 분야인 종자 과학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몬산토는 GMO 관련 특허의 90%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기술이 의료 분야나 먼 미래의 기술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이 있겠지만. 유전자 변형 식품 (GMO)은 우리 가까이에 이미 자리 잡고 있다. GMO는 식물 또는 동물의 유전자 즉, DNA를 조작하여 제초제나 질병, 해충 등에 강하도록 형질을 인공적으로 변형 시킨 산물인데, 미국에서 재배되고 있는 콩, 옥수수 등의 90%이상이 GMO 식품이다. 이런 작물들은 다양한 제품 – 예를 들면, 과자, 샐러드 드레싱, 두유, 식용유 또는 동물의 사료 등 – 의 기본 원료가 되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매일 유전자 변형 식품 (GMO)을 먹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GMO식품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파악하고자, 현재까지도 미국과 유럽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에서 많은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 기관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이러한 결과와 상관없이 자연적으로 교배될 수 없는 육종을 먹는 것이 과연 장기적으로 안전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안전하다’고 하는 GMO 식품을 만들면서 GMO생산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GMO 식품의 상당 부분이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로 수출이 되고 있지만, 그것을 어느 기업에서 수입해서 어떻게 최종 식품으로 제조 또는 가공을 했는지에 대한 자료나 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GMO 식품을 기피하고 싶어도 완벽하게 피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이를 테면 마트에서 식용유를 살 때 원재료가 그냥 콩인지, GMO 콩인지 소비자들은 알 길이 없다는 얘기다. 몬산토를 포함한 GMO 관련 기업들의 로비로 인해 미국에서 GMO표시 의무 법안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은 미국보다 엄격하고 철저한 GMO 식품에 대한 표시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일반 소비자들 또한 미국보다 훨씬 GMO 식품에 대한 기피가 심하기 때문에 독일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여 그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 갈 지 많은 관심이 간다.
GMO식품에 대한 논란은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이와 관련한 문제의 해결은 경제적, 정치적인 편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식품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 및 장기적 조사와 GMO표시제와 같은 투명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제공 받을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가 꼭 도입 되야 한다고 본다.[/insight]
관련 기사: The Wall Street Journal | 이미지 출처: Market W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