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의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은 완벽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은 무엇보다도 그녀와 함께 등장했던 300대의 드론이었다. 공연 오프닝에 맞춰 레이디 가가와 함께 등장한 드론 함대는 미국 성조기, 펩시 로고 등 대형을 바꾸며 공연의 일부를 연출했다.
이미 슈퍼볼 경기 몇 주 전부터 공연에 드론이 사용될 것은 예고 되었으나, 실제 그 등장 및 연출은 하프타임 공연 시작 직후부터 기대 이상으로 화제가 되었다.
여기서 사용된 드론들은 인텔의 슈팅 스타(Shooting Star)라는 경량 드론으로, 인텔은 이미 작년에 무인항공기로는 최대 규모인 500대의 드론의 단체 군무를 통해 기네스북 세계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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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에서 하프타임 공연의 위상은 어마어마하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슈퍼볼을 관람하는 인구는 최소 1억 명으로 추산되고 특히 하프타임 공연은 실제 경기를 즐기지 않는 일반인들도 꼭 챙겨보는 연중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이다. 출연료가 없음에도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자진해서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은 24시간 내 5백만이 넘는 트윗으로 이어졌다)
필자도 경기보다는 공연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았다. 레이디 가가는 경기장 옥상 쯤으로 보이는 곳에서 등장했는데, 백댄서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밤하늘의 별들과 함께였다. 블루스크린이라기에는 너무 사실적이었다. 검색하니 레이디 가가와 드론에 관한 기사 및 트윗이 넘쳐나고 있었다.
기술과 엔터테인먼트의 또 다른 조합
앞서 밝힌 것처럼 인텔에게 이 드론 함대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인텔은 이미 몇 년 전부터 경량 드론 및 소프트웨어로 많은 실험을 해 왔고, 최근에는 디즈니와 손 잡고 3주간 야간 공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군수용과 취미용 극단에 주로 분포되어 단일 개체로 사용되던 드론을 묶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낸 것이다.
여기서 사용된 인텔의 경량 드론 슈팅스타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 TechCrunch, Wired)
- 드론 한 대의 무게는 배구공 하나 정도
- 약 30cm² 스티로폼 바디 및 철제 날개함으로 구성
- 배 면에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LED 조명 장착
- 드론 한 대는 15분 이내에 조립 가능 (드라이버 필요 없음)
- 드론 간 의사소통 능력 없음. 비행 전 프로그램 된 루트에 의해 움직임
- 하나의 중앙 소프트웨어가 개별 드론을 통제. 드론 간 충돌 방지
- 하나의 컴퓨터가 자동으로 1만대 드론까지 통제 가능
- 한번에 600대의 드론을 연결, 그 중 배터리 등 상태가 양호한 300대를 자동 선별하여 투입
현실적 제약
아이러니 하게도 실제 경기장에 있던 사람 중 누구도 드론의 공연을 보지 못했다. 드론 오프닝 부분은 경기에 며칠 앞서 촬영되었기 때문이다. 당일 기상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도 있었으나, 연방항공청 (FAA)의 안전 기준 준수가 물론 더 큰 이유였다.
드론의 일반적인 고도 제한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대형 테러나 참사 방지를 위해 경기장 반경 34.5 마일 (55km) 내 드론 비행이 금지되었다. 여느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드론 관련 산업 역시 발전을 위해서는 법적 규제의 발맞춘 성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드론, 일반인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다
어쨌거나 이번 기회로 드론은 일반인들에게 더욱 친숙한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이미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지만, 드론은 아직까지도 얼리어답터나 고급 사진가의 취미로 치부되던 품목이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뤄진 슈퍼볼 경기에서, 수백 대의 드론이 그려낸 멋진 이미지와 공연 초반의 주제였던 미국 화합 및 국가 정신의 메시지가 합쳐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기술과 그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음이 분명하다. 나아가 이번 공연이 기술 업계와 일반 대중의 온도 차이를 줄임으로써 앞으로 드론 관련 기술이 기존의 다양한 산업과 접목을 시도하는데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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