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이 ‘At Bat’의 VR 버전을 구글 VR 플랫폼인 ‘Daydream’을 통해 최초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MLBAM (MLB Advanced Media)이 2008년 선보인 ‘At Bat’ 앱은 그 동안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서비스였다. (WWDC 2008 영상) 자신이 좋아하는 구단과 선수의 경기를 쉽고 빠르게 시청할 수 있고, 각종 통계 자료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애플 미국 앱스토어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At Bat’은 9년 연속 가장 높은 매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제 메이저리그 팬들은 ‘At Bat VR’을 통해 보다 역동적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At Bat VR’의 가장 큰 특징은 야구팬이 경기 영상과 데이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UI가 디자인되었다는 점이다. 아래 스크린샷과 같이 사용자는 마치 타석에 들어선 타자처럼 가운데 화면을 통해 경기 영상을 보고 양쪽 두 화면에서 관련 통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중계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2차원 스트라이크 존이 아닌 3차원 스트라이크 존을 통해 투수의 공 궤적이 어디로 어떻게 떨어지는지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날로 발전하는 세이버 메트릭스 (Sabermetrics, 야구 통계 방법론)와 VR 기술이 만났다는 점에서 ‘At Bat VR’은 기존의 평면적인 야구 중계에서 한 단계 발전한 서비스로 보인다. 게임이나 성인물을 제외한 추가 킬러 콘텐츠가 절실한 VR 마켓의 입장에서도 지속성과 매출이 이미 검증된 하이 퀄리티 콘텐츠가 출시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VR 디바이스의 불편함이 여전하고, 일부 사용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등 이른바 VR Sickness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 게임이나 성인물은 사용자 혼자서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으나 야구 경기 관람을 얼마나 오랫동안 만족하면서 사용자 홀로 즐길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At Bat’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언제 어디서나 메이저리그 경기를 편하고 빠르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친구들과 쿨하게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출시 후 성장세를 봐야하겠지만 과연 ‘At Bat VR’이 몰입형 기술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