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탄생 55주년을 맞은 올해에 007 영화에 등장했던 제임스 본드의 다양한 무기들이 실제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007 영화는 1962년부터 현재까지 총 26편이 제작되었는데, 제임스 본드의 무기들은 Q의 제작 제품으로 007 영화에 등장한다. Q라는 이름은 군대의 병참장교(quartermaster)와 제1차 세계대전때 부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 무기를 숨기고 상업 선박으로 위장했던 Q-ship에서 유래되었다.
007 무기를 살펴보면, 먼저 1964년의 “골드핑거“에서는 본드카로 송신되는 신호를 통해 적의 위치를 알아내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GPS인데, 그 당시에는 군용으로만 쓰이다가 1990년대에 이르러 민간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스마트폰의 필수 기능으로 사용되고 있다. 둘째로, 1965년의 “썬더볼“에서는 수직 이륙이 가능한 개인 비행 기구인 제트팩이 등장한다. 이는 실제로 2008년에 Martin Aircraft Company라는 뉴질랜드 회사가 조난된 등산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만들었다.
셋째로, 1997년의 “투모로우 네버 다이“에서는 뒷자석에 누워 본드카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운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실제로 2015년 재규어사에서 스마트폰을 조작해 안전상 10m 이내의 거리에서 최대 10km/h의 속도로 주차되도록 한 레인지로버 스포츠(SUV)에 구비되었다. 네째로, 앞서의 “투모로우 네버 다이”에서는 스마트폰의 전기 충격을 이용해 보안 시스템을 마비시킨 후 접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제품은 2012년에 스마트폰 전기충격 케이스로 실제 만들어졌다. 도둑이 집에 들어왔는데 막상 집에 있던 총과 전기충격기에 접근 불가능해 사용할 수 없었고, 주머니에는 스마트폰밖에 없었던 것이 이 제품을 개발한 발명자의 발명 동기라는 것이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2006년의 “카지노 로얄“에서는 멀티터치 테이블을 이용해 007 임무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의 PixelSense 제품으로 구현되었다.
물론, 모든 공상과학영화의 상상속의 제품들이 모두 실체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제품들이 적어도 공상과학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만은 분명하다. 즉, 상상에 영감을 얻어 이를 현실에 실제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참조할만한 근거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잘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 따르면, 신기술을 리드하는 미국의 테크 기업들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은 공상과학 소설가를 컨설턴트로 채용한다고 한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공상과학소설이나 공상과학영화는 예측에 불과하여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를 보는 관점의 재구성에 의해 고정 관념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드는 점에서 유용하다. 즉, 고정 관념에만 집착하다 보면 혁신이 저해될 수 있으므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한한 상상이 펼쳐지는 공상과학소설이나 공상과학영화를 참고하고 이를 제품화하기도 한다. 최근에 미국의 고전 공상과학소설로 유명한 갤럭시(Galaxy)의 1950년부터 1976년까지의 판본이 pdf로 무료 공개되었으므로 오래되긴 했지만 이를 한번 봐도 좋을 것 같다.
기사 출처: Openmind, Havard Business Review | 이미지 URL: 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