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기반을 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 사의 음성인식 AI 비서인 알렉사와 코타나를 통합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사용자들은 알렉사를 통해서 코타나를 호출할 수도 있고, 코타나를 통해서 알렉사를 호출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는 알렉사를 이용해 코타나와 연동된 아웃룩에 일정을 기록하거나 이메일을 불러올 수 있고, 집에서는 코타나를 이용해 알렉사와 연동된 스마트 홈 디바이스를 제어하거나 아마존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다. 한편, 각 사의 CEO인 제프 베조스와 사티아 나델라는 또다른 음성 비서인 애플의 시리와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애플과 구글이 받아들일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Statista에 따르면, 음성인식 AI 비서의 주사용처는 알렉사가 많이 사용되는 집(39%)이나 코타나가 사용되는 직장(1%)이 아니라, 타이핑 입력이 어려운 주행중의 자동차 안(51%)에서이다. 따라서 알렉사와 코타나의 통합은 궁극적으로 이미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앞서 있는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기 위한 음성인식 Al 비서를 차량에 탑재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물론, 알렉사와 코타나를 통해 얻어진 음성 데이터의 공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양 사가 공동으로 차량용 음성인식 Al 비서 개발을 염두에 둔다면 예상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특히, 가정용 AI 스피커 시장에서 구글과 경쟁하고 있는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비록 아마존 에코의 시장 점유율(70.6%)이 구글 홈의 시장 점유율(23.8%)에 월등히 앞서 있지만, 구글이 월마트와 손잡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세가 심화되는 상황을 마냥 지켜만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금번 MS와의 협력이 시장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개발자나 소비자는 일단 이들의 통합으로 인해 어느 정도 번거로움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즉, 개발자 입장에서는 알렉사와 코타나의 통합으로 인해 각각 호환용 프로그램이나 기기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각각에 호환되는 기기를 별도로 구입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