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 기기회사 Second Sight는 시각 장애인들의 시력 회복 목적의 뇌 이식 장치에 관한 임상실험을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Baylor College of Medicin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이렇게 두 곳에서 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소규모 임상이지만, 이번 임상실험이 성공하게 되면 전세계적으로 수 백만명의 시각장애 환자를 도울 수 있게 된다.
이미 이 회사는 인공 망막 장치인 Argus II를 개발하여 , 2011년 유럽에서 처음 승인을 얻은 후, 2013 미국 FDA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이 장치는 프랑스 Pixium Vision와 독일 Retina Implant와 함께, 색소성 망막염 (retinitis pigmentosa)이라는 유전성 망막질환을 가진 환자의 시력 회복에 도움이 주도록 설계 되었다. Argus II는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찍고, 이 이미지가 망막 근처에 이식된 칩으로 전송되어 환자는 이 장치를 통해 사물을 구별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임상 실험에 쓰이게 될 “Orion” 이라고 불리는 뇌 이식 장치는 이미 위에서 언급한 Argus II라는 장치의 개량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기존 Argus II와 유사한 기술이지만, 망막 근처에 이식된 칩에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두뇌의 일부 표면에 장치를 이식하여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아래 그림 참조) 유전성 망막질환 분야에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던 Argus II 과는 달리, Orion은 시각 정보 처리 과정에서 망막의 역할은 배제되고 관찰된 이미지가 뇌로 바로 꽂히게 된다. 따라서, Orion 은 별다른 제한 없이 다양하고 수많은 시각 장애인들의 시력 회복에 직접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관건은 두뇌에 직접 장치를 이식한다는 점일 것이다. 관찰된 시각 정보 혹은 이미지를 두뇌에 직접 전송하도록 설계되어 있기때문에, 장치를 뇌에 직접 이식하는 과정에서 특정 뇌 부위 노출을 위한 두개골 일부분의 제거가 불가피하다. 또한 뇌조직의 특성상, 장치 이식 이후에도 추가적인 감염이나 발작과 같은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
뇌가 영상을 처리하여 시각을 생성하는 방법이나 뉴런이 시각 피질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분야의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혁신과 위험이 공존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임상실험이 많은 의미를 가지는 것은, 선천적 후천적 어떤 이유로든 시각을 잃은 모두에게 시력 회복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공익적 가치가 높은 기술이기 때문에 향후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