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은 올해 6월에 유명 의류업체의 의류를 고객이 구매전에 직접 입어보고 선택할 수 있는 프라임 워드로브 (Prime Wardrobe)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고객이 원하지 않는 의류는 그냥 리턴하면 되므로, 재사용 등의 문제로 인해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또한, 고객이 아마존을 통해 주문하는 의류는 주로 양말과 언더웨어에 머물러 어패럴 분야의 이윤도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2015년 4월부터 미국에 출원된 아마존의 특허들은 주문형, 즉 온디맨드(On Demand) 의류 제조업을 겨냥하고 있어서 앞서 지적한 문제점들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다. 즉, 이 특허들을 실제 사업화시 고객에게 잘 피팅된 의류만 배송할 수 있고, 양복이나 드레스 등 고가의 어패럴들을 판매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공개된 특허를 기준으로 아마존은 2건의 등록특허들과 3건의 계류중인 특허출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특허들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먼저 고객이 입력한 신체 치수를 요약 및 분포시켜 비슷한 체형의 다른 고객들이 어떤 의류를 선택/리턴했는지 리뷰와 함께 보여준 후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 주문에 따라 직물 프린터, 직물 재단기 및 연산 장치로 이루어진 시스템이 해당 직물에 패턴을 인쇄한 후 재단한다. 또한, 이 시스템에 사용되는 세부 장치인 직물 픽커(picker)의 상세 구조와 연산 장치의 작동 알고리즘도 특허에 상세하게 언급되어 있다. 다만, 재봉 관련 기술은 이들 특허들에 권리화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아마존의 특허들은 단순히 문서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아마존이 실제로 온디맨드 의류 제조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암시한다. 그 이유를 세가지로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아마존이 온디맨드 의류 제조에 필요한 설비와 공정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3D 프린팅 제품을 주문 제작하는 스타트업인 Mixee Labs의 인력들이 아마존에 합류하면서 앞서의 특허들의 발명자로 기재된 것으로부터도 유추할 수 있다. 즉, 주문형 3D 프린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온디맨드 의류 제조 공정에 적용되어 그 기술적 수준이 양산에 필요한 정도까지 도달했을 수 있다. 나아가, 아마존의 특허들에 기재된 의류 제조 시스템과 공정에 대한 내용은 실제 설비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기재하기 어렵다. 따라서 데모 플랜트 정도는 이미 구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로, 최근 들어 아마존이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존의 B2C 사업뿐만 아니라 기업용 비즈니스 프라임을 출시하는 등 B2B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온디맨드 의류 제조 공장이 구축되는 경우, 아마존이 자체 브랜드 의류를 제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명 의류 메이커로부터 의뢰를 받아 의류를 주문 제작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온디맨드 의류 제조업이 B2B 사업을 확장하려는 아마존의 사업 방향에 부합된다.
세째로, 온디맨드 의류 제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의 신체 치수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선결 과제인데 아마존이 다른 기업들보다 이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 즉, 아마존이 다수의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앞서의 특허처럼 특정 신체 치수에 대한 표준화가 가능하고, 유사 신체 치수에 대한 다른 고객들의 선택을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 홈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신체 치수를 직접 측정해 온디맨드 의류 주문에 활용하도록 안내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아마존이 제조업도 서비스화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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