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 주행차(autonomous vehicle, 이하 AV)에 탑승한다. 문이 닫힌 후 AV가 서서히 출발하고 목적지까지의 도착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그동안 뭘 할까 ? 노트북을 펴고 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온라인 쇼핑 또는 게임을 한다. 근데 갑자기 큰 문제가 생긴다. 속이 울렁거리더니 불청객인 멀미(motion sickness)가 찾아왔다.
우버(Uber)가 AV에 탑승한 승객의 멀미를 방지하는 미국 특허를 최근에 취득했다. 이 미국 특허는 2016년 3월에 출원되어 올해 10월에 등록되었다. 이 특허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멀미를 방지하는 감각 자극 시스템이 AV의 조작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응하는 특정 감각 자극을 선택하여 다양한 출력 수단들을 통해 내보낸다. 출력 수단들 중에는 AV 내부의 라이트바(light bar)도 있어서 AV가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알려준다. 예를 들면, AV가 바로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할 것임을 탑승객한테 미리 알린 후 우회전시 시트를 약간 돌려준다. 한편, 브레이크 제동시에는 시트를 진동시킨다. 그리고 공조기를 통해 에어를 다양한 방향으로 분사하거나 이러한 감각 자극들을 더욱 빠르게 작동시킨다. 나아가, 조명의 밝기를 달리하여 탑승객이 차량의 흔들림을 잘 느끼지 못하게 한다. 한편, 우버는 올해 7월에 이 미국 특허를 계속 출원했는데, 이 특허출원은 현재 USPTO에 계류중이다.
멀미는 불규칙한 움직임에 대한 신체의 반응이다. AV 운행 중의 불규칙한 진동은 내이, 눈, 관절, 인대를 통해 다양한 신호들로 뇌에 전달된다. 그런데 이들 신호들이 잘 어울리지 못하고 상반되면 뇌의 구토 중추를 자극해 멀미가 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우버의 특허는 뇌가 집중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서 멀미를 예방한다.
우버는 자율 주행차 운행을 위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24,000대의 SUV를 볼보로부터 공급받기로 협약을 체결하는 등 AV 서비스의 선도 업체로서의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금번 특허의 실제 상용화 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우버가 자율 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제어 기술들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중시해 자율 주행시의 탑승객의 편의까지도 고려한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이러한 점에서 우버가 전세계 최초의 AV 서비스 업체로 등극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특히, 금번 우버 특허의 권리범위가 꽤 넓게 설정되어 경쟁사들이 자사의 AV에 이러한 멀미 방지 시스템을 설치할 수 없게 된다면, 탑승객들 다수는 멀미 걱정도 없고 구토물도 전혀 없어 AV 내부가 깨끗한 우버만 이용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