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하기 편하도록 작을 것, 단 화면만은 클 것.” 이건 모순이라 말도 안되는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이는 스마트폰에 항상 요구되는 대명제이다. 여기에 이런 말도 안되는 대명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바로 접는(foldable) 스마트폰이다. 부품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이 극도로 얇아져서 스마트폰을 접어도 두께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양쪽 화면을 이용한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특히, 베젤리스(bezeless), 즉 풀스크린 기술을 활용해 접은 부분을 감출 수도 있다.
최근에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ZTE가 접는 스마트폰인 Axon M을 출시했다. Axon M은 스마트폰을 2개 겹쳐 놓은 형태로서, 힌지를 이용해 스마트폰의 후면부를 180도 회전시켜서 2배 크기의 화면을 만든다. 다만, 커진 화면 사이에 여전히 베젤로 인한 검은 띠가 있어서 화면을 보기가 거추장스럽다. 그냥 스마트폰 2개가 나란히 놓인 느낌이 들고, 두 화면을 함께 사용시 배터리 사용 시간이 50%로 줄며, 후면부 회전 각도는 180도로 제한된다. 물론 가격은 $725로서 아주 비싸지는 않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 X(모델명 SM-G888N0)로 알려진 접는 스마트폰을 내년초에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국공개특허로부터 이 스마트폰이 어떤 형태가 될지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 즉, 여기서는 스마트폰의 전면부와 후면부가 360도 회전 가능한 힌지로 연결된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의 시그니쳐인 에지 투 에지(edge to edge), 즉 베젤리스 화면이 채택되어 스마트폰을 펴서 화면을 2배로 만들어도 화면 중앙에 베젤로 인한 검은 띠가 없다는 점에서 앞서 ZTE의 Axon M과 차별화된다.
나아가, 애플은 접는 스마트폰이지만 궁극적으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스마트폰의 개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접는 스마트폰과 관련된 애플의 미국공개특허를 보면 벤딩축(16)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를 휘게 만드는 기기가 소개되어 있다. 즉, 2개의 디스플레이들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휘게 만들어 접는 스마트폰을 구현할 수 있다. 아마도 디스플레이를 지지하면서 접히도록 베젤부에는 힌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미국공개특허에는 디스플레이를 휘어지게 만드는 디스플레이 각 층의 소재들이 구체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애플이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가 단지 잠깐의 유행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의 한 카테고리로 자리잡을지 주목할만하다. 특히, 안드로이드 진영의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가 Axon M처럼 애플의 동종 제품의 출시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에서 이 카테고리만큼은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에 앞설 가능성이 보인다. 특히, 현재까지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2개의 디스플레이들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들을 얼마나 다양하게 선보일지도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기능이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에 물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해 그 내구성을 악화시키므로, 우수한 품질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량 리콜을 경험한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를 그리 서두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련 기사: TechCrunch, cnet | 이미지 출처: ZTE US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