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필드 (Light Field) 기술을 이용한 카메라 및 VR 기기를 개발하는 라이트로 (Lytro)가 구글에 최대 $40 million (한화 약 440억원)의 가격에 인수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라이트로는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과 애플 등으로부터도 그보다 낮은 가격인 $25million 정도에 인수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구글은 라이트로의 라이트 필드 기술 관련 특허 59개를 획득하는 것이 주목적이며, 따라서 라이트로의 인력들을 고용할 계획은 없는 것이로 현재까지는 알려지고 있다. 라이트로는 Andreessen Horowitz, Foxconn, GSV, Greylock, NEA, Qualcomm Ventures와 같은 굵직한 투자자들로부터 $200 million (한화 약 2천 2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았으며, 2017년 마지막 투자를 받았을 때 회사 밸류에이션이 $360 million에 달했기 때문에 인수 가격 최대 $40 million은 성공적인 엑싯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라이트로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Ren Ng이 2006년 설립하였는데, 라이트로 카메라로 아래 그림에서처럼 사진을 일단 찍은 후, 초점 및 조리개값 등을 임의로 설정하여 후보정할 수 있어 ‘일단 사진을 찍고, 초점은 나중에 맞추는 것(Shoot First and Focus Later)’이 가능하다. 즉, ‘공간뿐 아니라 시간까지 함께 캡춰‘하는 것이 가능해지므로, 우리가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하고 활용해왔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었다.
특히 2000년대 말부터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언젠가는 이 혁신적인 촬영 및 이미지 처리 기술이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저장하고 공유하는 패턴자체를 바꾸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였으나, 생각보다 비싼 기기의 가격과 불편한 사용자 경험 등으로 인해 매출이 부진하면서 회사의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고화질의 2D 이미지를 3D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에 착안하여 VR (가상현실) 분야로 피봇팅을 하면서, 창업자였던 Ren Ng은 UC Berkeley 대학 컴퓨터 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고, 상당수 엔지니어들도 회사를 떠났었다. 하지만, 결국 이 마지막 승부수마저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바톤을 구글에게 넘기는 것으로 라이트로의 12년은 일단 막을 내리게 되었다.
테크 크런치의 분석처럼 [1] 하드웨어는 여전히 어렵고 (Hardware remains hard), [2] VR은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 많은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고전중이며, [3] 이러한 이유들로 혁신적인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풍부한 현금과 플랫폼을 소유한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이나 인력을 흡수하여 연구개발을 지속해가며 언젠가 도래할 (혹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를) 그 기술의 미래를 준비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관련 기사: TechCrunch | 이미지 출처: Tech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