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비즈니스 (Amazon Business)가 미국의 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의약품이나 간단한 의료기기, 소모품 등을 판매하려던 계획을 일단 철회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2017년 하반기에 아마존이 미국의 처방의약품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 업계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사건도 있었을 정도로 (아마존 의약품 시장 진출 초읽기), 아마존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주목을 하던 차에 일단 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 사업은 일단 접는 것으로 내부 결론을 내린 듯 하다.
아마존을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CNBC는 보도하였다. 첫번째는 대형 병원에 의약품을 판매하는 과정에는 중간 업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오랜 기간 비즈니스를 함께 해 온 판매자와 구매자간에 ‘상호 충성도’가 높아서 아무리 아마존이라도 대형 병원들을 설득하는데 예상보다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일반적인 공산품과 달리 약품의 경우는 온도나 습도에 민감하여, 온도나 습도를 제어할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아마존 유통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사업을 접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물론 이 결정이 아마존이 의약품 시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직도 아마존 내부에서는 비밀리에 Grand Challenge team (내부에서는 ‘1492’라 불리운다고 한다.) 헬스케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년에 보도되었듯 버크셔 해서웨이 (Berkshire Hathaway), 체이스 (Chase)와 손을 잡고 헬스케어 관련 합작회사를 만드는 등 여러 방향에서 의료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얼마 전 테크니들의 기사 (헬스케어 산업 혁신을 위한 제프 베조스의 전략 엿보기) 를 통해 ‘아마존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새로 생기게 될 회사 역시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워크플로우 내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을 전했었는데, 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의약품이나 의료 기기를 판매하는 데에는 기존 시장의 ‘끈끈하게 얽혀있는’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것이 (제 아무리 아마존이라 하더라도)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그 동안 마음 먹고 들어가는 분야마다 사업 판도를 뒤흔들고 혁신을 일구어냈던 아마존마저도 의약품 대량 판매 및 배송 분야에서 기존의 Legacy system에 막혀 일단 후퇴를 결정하는 것을 보았을 때, 훨씬 더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미국 식약청 등 정부의 규제까지 얽혀있는 헬스케어의 다른 분야로의 진출에서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제품 개발을 마치고서도, 기존 시스템 (Legacy system)의 벽에 막혀 비즈니스를 접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아마존 마저도 고전하고 사업 계획을 재고하는 것 보니, 헬스케어 분야에 혁신이 더딜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CNBC , PYMN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