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의 VP이자 영향력 있는 엔지니어로 알려진 팀 브레이(Tim Bray)가 아마존을 비판하며 퇴사를 선언했다. 팀 브레이는 코로나 대응에 대해 비판한 디자이너 2명을 아마존이 해고하자 이에 불만을 표하며 자신의 블로그에 아마존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창고 근로자에 대한 아마존의 대응을 비판한 아마존의 디자이너 에밀리 커닝햄(Emily Cunningham)과 마렌 코스타(Maren Costa)는 아마존으로부터 해고당했다. 아마존은 이들 외에도 아마존의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에 항의하거나 비판한 직원들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브레이는 아마존이 직원을 해고하자 자신의 연봉과 스톡옵션 등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마존이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창고 등 현장 안전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고 해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현대 자본주의의 증상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마존이 창고에서 일하는 인간을 마치 물건을 집어 들고 포장하는 대체 가능한 하나의 부속품처럼 취급한다’며 ‘아마존 뿐만 아니라 21세기 자본주의는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마존이 잘 관리되는 기업이고, 기회를 발견하며 반복 가능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에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고 평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성장과 부의 축적에 비해 사람에 대한 비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반독점, 급여 및 처우, 노동자의 권리 등에 대한 법안이 엄격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강력한 의견을 밝혔다.
팀 브레이는 구글, 컴캐스트, 화웨이는 물론 다수의 스타트업에서 채용 제의를 받고 있지만 현재는 일자리를 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팀 브레이의 퇴사 선언을 접한 해고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에밀리 커닝햄은 브레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팀 브레이는 1955년 캐나다 출신으로 W3C (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 일하고, ‘XML의 아버지’라고 불릴만큼 XML을 비롯해, JSON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큰 공헌을 한 개발자다. 팀 브레이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근무할 당시 웹 기술 책임자였으며, JAVA 프로그래밍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후 구글에서 4년간 일한 뒤 2014년 AWS에 합류했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아마존은 지난 3월 자신이 일했던 뉴욕의 아마존 창고에서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주장하며 시위를 펼친 크리스 스몰스라는 직원을 해고했다. 아마존은 그가 코로나 19 자가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해고했다고 밝혔지만, 시위를 주도해 해고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회사의 내부 비판을 하거나 내부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직원은 가차 없이 해고한다. 회사 내부 문제이므로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근거 없는 비판이 아닌 합당한 사유가 있는 문제를 언급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아마존은 팀 브레이도 언급했듯이 잘 관리되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회사다. 다만, 직원에 대한 처우나 대응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비판받고 있다. 창고 근무자가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플라스틱 물병을 옆에 두고 일하는 것은 물론, 쉬는 시간 없이 일하며 각종 센서와 카메라 등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다. 아마존의 늑장대처로 창고에서 직원이 사망했다고 유족이 소송을 제기하는 사건도 있었다.
경쟁 기업을 무자비하게 (relentless) 몰아치는 DNA가 자사의 직원에게도 발휘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미래에 로봇이 직원을 해고하는 시대가 온다면 이를 가장 먼저 실현할 기업은 아마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관련 기사 출처: Business Insider, Z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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