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의 경쟁사였던 Cliqz는 파산을 신청했어요. 우리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독일의 검색 서비스 업체 Ecosia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천 크롤 (Christian Kroll)은 테크 크런치(Tech Crunch) 인터뷰에서 검색 시장 전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내에는 생소한 서비스들이지만 Ecosia (독일), Duckduckgo (미국), Qwant (프랑스) 등 검색 업체들이 구글 때문에 울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운영한다.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80%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에게 ‘구글 검색 (Google Search)’을 미리 설치하도록 요구해왔다.
안드로이드 폰을 구매한 대부분의 소비자는 미리 설치된 구글 검색으로 검색을 한다. 다른 검색 업체들이 선택받을 기회가 없었다. 2018년 구글에게 유럽 연합 (EU)은 독점 지위를 남용했다며 약 43억 유로(한화 약 5조 7000억 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을 명령했다.
규제를 의식한 구글은 2020년부터 유럽 지역 안드로이드 유저들에게 적용될 새 정책을 발표했다. 초기 스마트폰을 설정할 때 리스트에 4개 검색 서비스를 보여주고 1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4개 중 1개는 구글이고 나머지 3개 업체는 다른 검색 서비스다. 언뜻 보면 공정해 보이지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다른 검색 업체들은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 얼마가 들지 모르는 싸움이다.
그렇다고 참여를 안 한다면? 지배적인 점유율을 가진 안드로이드에서 해당 업체 검색 서비스를 통해 검색 결과가 나올 확률은 낮아진다. 모바일에서 검색이 안 되는 검색 사이트는 살아남을 확률도 줄어든다. 울면서도 경매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2019년 4월, 구글은 무료로 선택 리스트를 제공했었다. 유럽 각 나라별 인기 있는 검색 엔진을 리스트에 올렸다. 사용자는 선택 리스트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검색 서비스를 선택하고 설정을 완료했다. 공정했다. 그러나 이제 구글이 아닌 다른 검색 업체들은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경매 제도로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상황에 처하게 됐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Ecosia는 검색 서비스 수익의 일부로 나무를 심는 기업이다. 사용자가 Ecosia를 통해 검색을 할 때 발생하는 광고 수익이 이 회사의 주요 매출이다. 순수익 80%를 나무 심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1.7초마다 1그루 나무를 심는 셈인데 현재 1억 그루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제 나무 심을 돈의 일부가 안드로이드 경매에 쓰여야 하는 상황이다.
10년 전에도 유럽에서는 비슷한 일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자사 윈도즈 OS에 미리 설치했었는데 EU가 이를 반독점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미리 설치한 익스플로러를 지웠고, 12개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는 리스트를 보여주었다. 사용자는 이 중 자신이 원하는 브라우저를 선택해 인터넷 환경을 즐겼다. 덕분에 구글 크롬 브라우저도 성장할 수 있었다. PC에서 모바일로 시장은 옮겨졌다. 구글은 1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앉았던 자리에 있다. 구글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출처: Tech 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