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긍정적인 목소리로” – AI 때문에 어닝콜 발언 신경쓰는 미국 경영진들

기업의 어닝 콜 (earning call)에서는 회사 실적과 계획에 대한 여러 발언들이 오고 간다. 어느 분야에서 수익이 올랐고, 어떤 부분에 투자할 건지 회사 경영진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의견을 개진한다.

어닝 콜 내용은 정부나 주주뿐 아니라 금융 기관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에게 공개되어 기업 실적을 파악하는 핵심 자료로 쓰인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어닝 콜 발언 내용을 자동 분석하는 경우가 늘어나면 경영진은 어떤 변화를 보일까?

최근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일부 경영진들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자사를 좋게 평가하도록 목소리를 가능한 밝고 긍정적인 톤으로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록 기업 중 3,290개 회사의 43,462개 음성 파일을 직접 분석한 결과다. 연구자들은 어닝 콜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 EarningsCast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파일을 수집해 파이썬 패키지 pyAudioAnalysis로 분석을 진행했다.

감정 분석은 긍정과 부정의 정도를 파악하는 ‘감정의 유형 (valence)’과 세기를 파악하는 ‘감정의 강도 (arousal)’ 두 방향으로 이뤄졌다. (valence는 ‘감정 극성’, arousal은 ‘감정 각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EarningsCast가 제공하는 파일의 예시로, 최근 코로나 백신 개발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는 ‘모더나 테라퓨틱스 (MRNA)’가 올해 10월 29일 진행한 3분기 어닝 콜을 아래 링크에서 들을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어닝 콜에서 느낄 수 있는 기업 임원들의 감정을 주식 추천에 활용했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경영진의 열정이나 확신, 불안, 초조 등 심리 상태가 종목 분석에 사용된다.

인공지능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감정을 파악하는데 이 사실을 잘 아는 경영진들이 어닝 콜에서 목소리 톤을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이 논문은 학술적인 관점에서, 벤처투자자들이 뚜렷하고 긍정적인 느낌의 목소리로 피칭하는 스타트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는 다른 학자들의 기존 연구를 자본 시장이라는 맥락에서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기업 실적 분석에 쓰이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고의로 가공된 데이터가 입력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견됐으므로 자연어 분석 분야의 AI 스타트업들에겐 또 하나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또한 알고리즘 트레이딩 기법을 사용하는 투자자들에겐 텍스트 마이닝뿐 아니라 오디오 마이닝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CNBC, Earnings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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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와 비즈니스에 대한 글을 씁니다 jaewan@techneedle.com 필자 소개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