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위한 모빌리티 – 택배기사 편의성 높인 Arrival 전기트럭

영국 전기차 제조사 어라이벌 (Arrival)이 택배기사의 작업 편의성을 높인 전기 트럭 개발 영상을 공개했다. 어라이벌 개발팀은 물류회사 UPS의 택배기사들에게 어라이벌 트럭의 베타 버전을 체험하게 하고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는 용도에 맞게 차량 내부를 설계할 수 있는 목적기반 전기차 (PBEV; purpose built electric vehicle)의 특성을 살려 실제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목적이다.

어라이벌은 매일 8시간 이상 배송트럭에서 일하는 택배기사들의 의견이 개발 초기 단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라이벌 개발팀이 택배기사들에게 물어본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승하차는 편리한지?
  • 차량 도어의 기능성은 어떤지?
  • 계단 높이와 넓이는 적당한지?
  • 적재함 높이와 바닥은 편하게 느껴지는지?
  • 전기차를 운행해본 경험이 있는지?
  • 계기판과 배송 내역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HMI (Human Machine Interaction) 디스플레이 만족도는 어떤지?
어라이벌의 UPS 택배기사 인터뷰 영상

택배기사들은 차량을 둘러보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상 자체가 어라이벌이 홍보 목적으로 공개한 것이지만 택배기사들의 반응은 솔직해 보였다. 특히 미니멀한 대시보드, 허리를 숙이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적재함, 카트를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계단 등에 좋은 평을 했다. 


어라이벌은 어떤 회사?

어라이벌은 러시아 사업가 데니스 스베르들로프 (Denis Sverdlov)가 2015년 영국에서 세운 전기차 전문 제조사다. 배송트럭뿐 아니라 버스, 승합차 등 대중교통 전기차와 관련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코로나 사태 초반 청결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유용한 버스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어라이벌 버스는 아래 그림처럼 시트 한쪽에 다리가 없는 캔틸레버 (cantilever) 형으로 내부 청소가 쉽고 시트 간격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영국과 미국 정부의 2050년 탄소 배출 제로 정책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어라이벌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현대자동차로부터 각각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3월 나스닥에 스팩상장했다.

Grey Arrival Bus with Multi-coloured External Full-length Screen on Dark Background

UPS는 어라이벌, DHL은 라이트닝 이모터스와 함께

UPS와 어라이벌의 전기트럭 개발 협업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2020년 1월에는 UPS Ventures가 어라이벌에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1만 대에 이르는 UPS 전용 전기트럭을 주문했다.

UPS에 따르면 양사는 이번에 공개된 트럭 외에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 Advanced Driver-Assistance Systems)이 적용된 다양한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UPS 운전자의 주행 안전뿐 아니라 물류센터에서의 작업 자동화도 포함한다.

UPS와 어라이벌의 협업처럼 DHL도 라이트닝 이모터스 (Lightning eMotors)와 협업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둔 라이트닝 이모터스는 어라이벌과 마찬가지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일명 무탄소 차량 (ZEV; zero-emission-vehicle)과 충전설비,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회사다. 올해 3월 DHL Express는 라이트닝 이모터스의 전기트럭 89대를 캘리포니아와 뉴욕 지역에 투입시켰다고 밝혔다.

DHL 전기트럭

테크니들 인사이트

택배기사들의 의견에 귀 기울인 어라이벌의 베타 테스트는 2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 차량 이용자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전기차 시대에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각 제조사의 플랫폼 위에서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다.

일률적으로 양산된 완성차에 운전자가 맞추는 형태가 아니라 제조사가 개별 운전자의 차량 이용 습관과 목적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세부적으로 커스터마이징 하거나 추천하는 형태가 늘어날 것이다.

애프터 마켓 업체들도 전기차 특성에 맞춰 더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다.

둘째, 지난 수십 년간 탑차 혹은 박스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배송 트럭의 디자인도 전기차 시대에 어울리는 혁신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가 배송할 때마다 운전석에서 내린 후 적재함에 올라가 허리를 숙인 채 불편한 자세로 작업해야 하는 현재의 배송 트럭 구조는 작업 효율성을 크게 떨어 뜨린다.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적재함에 바로 접근할 수 있고 승하차가 쉽도록 설계된 워크인 (walk-in) 혹은 멀티스탑 (multi-stop) 트럭 형태가 국내에도 일반화된다면 능률과 안전이 향상될 것이다.


테크니들 뉴스레터 구독하기


Written by

테크와 비즈니스에 대한 글을 씁니다 jaewan@techneedle.com 필자 소개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