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아츠 (EA)가 바라보는 메타버스와 NFT

최근 NFT가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많은 산업의 주요 업체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이미 패션과 예술 분야는 NFT를 빠르게 비즈니스에 접목하고 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직접 NFT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최근 메타버스와 NFT가 핫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대표 산업은 다름 아닌 게임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P2E (Play to Earn) 게임인 ‘엑시 인피니티 (Axie Infinity)’를 비롯해 위메이드의 ‘미르4’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게임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금화 가능한 재화를 모으거나, 캐릭터나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이를 판매하거나 경매에 부칠 수 있다.

대표적인 P2E 게임 ‘엑시인피니티’ (출처: Axie Infinity)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 퍼블리셔 중 하나인 일렉트로닉아츠(EA, Electronics Arts)는 아직 메타버스와 NFT 분야에 발을 담그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EA CEO의 실적 발표를 보면 변화에 대한 준비가 엿보인다.

EA의 CEO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은 최근 회사 실적 발표에서 NFT가 EA 게임에 “가치를 더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NFT와 P2E 모델을 게임 업계의 미래에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며 잠재력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슨은 “돈을 벌기 위한 플레이나 NFT에 대한 대화는 아직 매우 초기 단계이며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아직 과장된 부분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를 수집하는 FIFA, Madden NFL과 같은 게임은 일종의 디지털 자산과 유사하기에 NFT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EA 게임의 디지털 자산은 개별 게임에 고정되어 있으며 게임 내 생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자유롭게 판매와 거래가 가능한 개방된 생태계에서 NFT의 가치가 생겨나기 때문에 현재의 게임 구조로는 NFT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NFT로 구현 가능한 트레이딩 카드 (출처: EA)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았지만, 윌슨 CEO는 블록체인 게임의 자산 소유권이 더 많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존 게임을 개방하고 NFT를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가장 큰 전통 게임 퍼블리셔인 EA 역시 새로운 트렌드에 동참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게임 회사가 게임 플레이어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인기 타이틀을 중심으로 대화형 경험이 가능한 메타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게임은 단기적인 수익보다 장기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메타버스와 NFT 같은 초기 영역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어쌔신 크리드 등을 만든 게임 퍼블리셔 Ubisoft는 이미 NFT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메타버스 게임의 대표주자인 ‘로블록스(Roblox)’나 에픽 게임즈의 ‘포트나이트(Fortnite)’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EA는 지난 40년간 이룩해 온 기존 게임의 구조와 개념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Ubisoft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테크니들 인사이트

EA는 1982년 창립 이래 세계적인 인기 게임을 만들어낸 기업이다. FIFA 시리즈를 비롯해 NFL, 니드 포 스피드와 같은 스포츠 게임, 심즈와 심시티 시리즈 등을 선보이고 있다. EA는 전통적인 게임 퍼블리셔로 오랜 시간 자리 잡고 있는데, 메타버스와 NFT로 촉발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

의외로 EA는 메타버스, NFT 구조를 이미 오랜 시간 경험하고 있다. 심즈와 심시티는 디지털 아바타와 공간을 구현해낸 대표적인 게임이다. 2014년 출시된 심즈 4 이후로 7년간 후속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심즈 5는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외부 생태계와 연동이 될 수 있다는 루머가 있다. 만약 새로운 심즈 시리즈가 다른 게임 플레이어와 연동이 되고 게임 내 아이템의 자산화가 가능하다면 그 어떤 게임 회사보다 강력한 메타버스 게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보상과 트레이딩 역시 스포츠 게임에 구현되어 있다. 이미 FIFA 시리즈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코인, 아이템 등 다양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코인을 사용해 팩을 구매하거나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이러한 기존 구조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NFT까지 구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게임은 생태계가 해당 게임 내에서만 존재해 개방성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게임 생태계를 오픈 형태로 만들어 심즈와 심시티 등을 연결하고 자산의 토큰화, NFT화를 진행하면 그 어떤 게임사보다 메타버스 세계에 빠르게 뛰어들 수 있다. EA가 메타버스, NFT 시대를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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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Able Labs)의 대표이며 인공지능 스타트업 크레바스에이아이(Crevasse AI)의 COO로 근무 중입니다. SK플래닛, IBM 등에서 근무했고, 뉴욕대학교(NYU) 기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추천 알고리즘, 아마존, 블록체인, 커머스에 관심이 많고 주로 IT와 커머스 분야에 대해 글을 씁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디지털 경제'와 '인공지능 비즈니스 트렌드(공저)'를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