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서 새롭게 뜨는 네오뱅크 서비스들

최근 미국에서는 특정 인종이나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네오뱅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금융 기관들은 범위가 넓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펼치고 있지만, 신용점수가 부족하거나 금융 기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서비스일 뿐이었다.

하지만 네오뱅크 서비스들은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용이함을 바탕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간 소외되어 온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기존 금융권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흑인을 위한 네오뱅크: 퍼스트 불레바드(First Boulevard)

미국에서 18.2%의 흑인은 은행 계좌가 없다. 이는 흑인들의 재정적 불평등을 가져오는 근본 원인이 된다. 실제로 연방준비은행 (FRB)의 자료에 따르면 백인 가족은 흑인 가족보다 평균 8배나 재산이 많다.

퍼스트 불레바드를 설립한 CEO 도널드 호킨스 (Donald Hawkins)는 미국 흑인들이 연간 1조 4천억 달러의 지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된 소비자라는 진단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하였다.

퍼스트 불레바드는 실시간 지출 모니터링, 전국 ATM 무료 이용, 흑인 소유 사업체에서 구매 시 캐시백, 월별 계좌 이용 수수료와 초과 인출에 대한 수수료 무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퍼스트 불레바드는 지난 2월,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Union Square Ventures), 배우 개브리엘 유니온(Gabrielle Union) 등의 VC와 엔젤 투자자로부터 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아시아인을 위한 네오뱅크: 치즈(Cheese)

치즈의 CEO 켄 리안 (Ken Lian)은 수년 동안 은행 계좌 이용 수수료로 수천 달러를 내고, 신용점수 (FICO)가 800점이 훨씬 넘었지만, 은행 상품 이용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을 위한 은행을 설립하기로 결심한다.

치즈는 연 0.3% 이율, 월 이용 수수료 없음, 아시아계 상점에서 지출 시 쌓이는 캐시백 서비스, 2일 빠른 급여 입금 서비스, 중국어/영어 이중언어 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웠다.

특히 중국계가 많이 사용하는 메시지 앱인 위챗 (WeChat)을 이용하여 고객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많은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을 위한 네오뱅크: 퍼플(Purple)

퍼플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독립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네오뱅크이다. 퍼플의 첫 시작은 장애인과 장애 아동을 기르는 가족,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소셜 네트워크인  유빌롱(youBelong)에서 시작하였다.

퍼플은 장애인들이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환경을 위해 쉬운 금융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다른 네오뱅크들처럼 월 계좌 이용 수수료가 없고, 모바일로 이용이 간편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퍼플에서 계좌를 만들면 사회보장연금 (Social Security Income)과 사회보장장애인보험 (Social Security Disability Insurance)과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LGBTQ를 위한 네오뱅크: 데이라이트(Daylight)

미국에서 트랜스젠더의 67%만 자신의 신분증과 성별이 일치한다. 즉 나머지 33%는 신분증과 성별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신용을 얻기가 힘들다. 신분증의 성별을 바꾸고 재발급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LGBTQ 커뮤니티는 1조 달러의 지출력을 가진 큰 시장이다. 데이라이트는 퀴어를 위한 네오뱅크로 고객이 자신이 인지하는 성별과 불려지기를 원하는 이름을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지출 관리뿐 아니라 자신의 지출이 LGBTQ 커뮤니티에 쓰일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데이라이트는 장기적으로 뱅킹 서비스와 더불어 LGBTQ의 웰빙을 추구하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비록 아직은 테스트 단계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네오뱅크 서비스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미국 외에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네오뱅크 서비스들이 뜨고 있다.

1) 라틴아메리카 지역 최대의 네오뱅크인 누뱅크(Nubank)는 2013년 브라질에서 시작하여, 현재 브라질에 3,5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3,8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2월 9일에 뉴욕증시에 상장하여, 공모가 대비 15%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며 브라질 기업 시총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누뱅크는 소프트뱅크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고, 신용카드로 시작해 예금, 투자, 대출, 보험 등으로 서비스를 늘려가며 성장했다.

2) 두 번째는 주목할 곳은 아프리카 시장이다. 현재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모두 아프리카에 눈을 돌리고 있을 정도로 그 성장세가 무섭다. 디스럽트 아프리카 (Disrupt Africa)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아프리카의 핀테크 스타트업은 무려 576개이다.

역설적이게도 기존의 금융 인프라가 없었던 것이 이 시장을 빠르고 혁신적으로 성장시켰다. 13.5억 명의 인구 규모에 비해 빈곤, 정치 불안, 저개발로 인해 오프라인 은행에 계좌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송금, 신용조합 등의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아직 기술과 자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아프리카의 핀테크 스타트업은 유럽의 투자자로부터 지원을 받고 기술 협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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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베를린의 과학, 기술, 산업 중 특히 스타트업에 중점을 두고 관찰하며, 기록하기를 계속합니다. 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개발에 진심이며, 기술을 예술적으로 활용하여, 개인의 삶이 좀 더 나아지고 공동체가 지속 가능하기를 꿈꾸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