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Mail 사태로 본 생성형 AI에 대한 애플의 보수적 태도

*추가: 3월 3일 현재, 애플은 BlueMail의 새로운 업데이트를 승인했다. (WSJ 관련 기사)

애플이 GPT-3 기술을 더한 이메일 앱 BlueMail의 앱스토어 심사 승인을 미뤘다. 이유는 BlueMail의 새로운 기능이 부적절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앱스토어 심사팀은 BlueMail의 생성형 AI가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사용자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경우 앱스토어 심사 지침에 따라 승인받으려는 앱에 콘텐츠 필터링 기능을 추가하거나 사용 가능 연령을 17세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령을 17세 이상으로 높일 경우 당연히 BlueMail의 다운로드나 매출은 제한을 받게 된다.

BlueMail을 만든 블릭스(Blix Inc.)사는 애플의 이런 결정에 대해 불공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콘텐츠 필터링이 BlueMail 안에 있으며, 나이 제한을 받지 않은 다른 앱들이 앱스토어에서 ChatGPT 기능을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앱스토어는 재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통보했다.  

앱스토어 심사 지침 중 일부 (출처 : 애플)

BlueMail의 인공지능 기능은?

애플이 문제 삼은 부분은 BlueMail GEM AI 라 불리는 기능이다. BlueMail이 오픈AI의 GPT-3 모델을 활용해 개발한 이 기능은 사용자들의 이전 메일이나 캘린더 스케줄 등을 바탕으로 이메일을 자동으로 써준다. 안드로이드, 윈도우, 리눅스, 화웨이 등 다양한 환경에서 GEM AI가 작동 중이다.  

아래 GIF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 사용자가 이메일의 목적을 간략히 써주면 GEM AI가 이메일 전체를 완성한다. 이메일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고 완성도도 훌륭하다. 현재 구글 지메일에는 문맥에 맞는 적당한 문장을 제안해 주는 ‘Gmail Smart Reply’ 기능이 있으나 그 길이가 짧고, BlueMail처럼 이메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주는 수준은 아니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이번 BlueMail 이슈는 ‘생성형 AI 혁신 vs 사용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앱스토어가 일단은 보수적 태도를 선택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경쟁사의 생성형 AI 가 앱스토어 사용자들에게 일으킬 수 있는 지적 재산권 침해 및 부적절 콘텐츠 제공을 막으려는 의도일 것이다.

반면 BlueMail 창업자 벤 볼라흐 (Ben Volach)가 비판한 것처럼 애플이 혁신 기술 전파를 막고 있다는 평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이는 생성형 AI 기술에 소극적인 애플의 인공지능 전략과도 연결된다. Forbes, 9to5Mac 등은 챗봇을 비롯한 애플의 생성형 AI 전략이 지지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시리’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상용화한 주인공이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ChatGPT, DALL-E 등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애플 경쟁사들은 생성형 AI 기술이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동안 고품질의 소프트웨어로 사용자들을 만족시켰던 애플이 생성형 AI 시대에도 업계를 이끌어갈지, 아니면 계속 방어적 태도를 취하며 끌려가는 모양새가 될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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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을 채집하다 jaewan@techneedle.com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