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분산된 장부 (distributed ledger)”로 인한 거래의 즉시성, 중간 단계 제거로 인한 비용 절감, 거래 히스토리 저장으로 인한 규제 대응, 혁신적 이미지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장점으로 은행들은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확장 가능성 (scalability) 와 보안의 이슈는 남아있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초 기관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R3 CEV (은행들간 블록체인 표준을 마련코자 출범한 스타트업) 등의 시도들이 있기는 하나 이런 프로젝트들은 아직 컨셉 구현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증권 업계 한 전문가는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는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하며 심지어 그는 “이러한 변화가 핀테크 스타트업들에 의해 주도되진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은행들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리스크이다. 실제로 미국 은행 BNY 멜론은 해외 거래 단순화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던 시도를 중도 포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이 한낱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으며, 시간이 걸리기는 하더라도 이 아이디어의 확산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tN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에서 작년 10월 블록체인에 대해 대대적으로 집필하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던 바 있는데 (물론 이것이 상관관계인지 인과관계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움) 약 5개월 후인 현 시점에서 장밋빛 미래에 제동을 거는 성격의 기고를 한것은 시사점이 있다. 그만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술의 원리나 이점, 또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 없이 무분별하게 열광하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은행들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도입한다고는 하나, 실제로 그들이 하는 것은 많은 경우 자체적인 가상화폐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엄밀하게는 오픈 소스 기반의 “분산된 장부”의 본래 블록체인 개념에는 반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나서 대중적 비즈니스 모델 정착과 장애 요인의 극복이 뒤따라야 하는 단계를 현재 블록체인이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The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