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T의 스콧 스타인 기자는 지난 2년간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활동량 측정기 (fitness tracker) 와 스마트 와치를 사용해 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량 측정기 및 스마트 와치 시장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분석하였다. 스타인 기자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스마트폰이나 기존 제품들이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기능, 가치’를 제공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꼽았는데, 자세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 짧은 배터리의 수명. 짧게는 2-3일마다 충전해주어야 하는 일은 꽤나 번거롭다. Matrix PowerWatch같은 회사들은 시계와 체온의 차이를 이용해서 충전을 한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나,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 사용자의 행동을 개선하지 못하는 한계. 초반에는 웨어러블 기기가 쏟아져 나올 때는 소비자의 습관과 생활 패턴을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에게 개선할 점들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렇게 되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핏빗은 사용자들에게 잠자리에 들 시간에 알람을 주고 더 많이 걸으라는 메세지를 줄 수는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사용자의 의지에 달렸다. 많은 경우 데이터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고 만다.
- 심박수를 제외한 생체지표는 측정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웨어러블 기기가 혈압, 혈당, 체온등의 생체 지표는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 (필자의견: 하지만, 자칫 이 부분에 포커스를 두었다간 FDA 허가가 필요한 기기로 분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이다)
- 제품 기능 향상보다 ‘패션’에 신경을 쓴 점도 실수이다.
- 제대로 사용하려면 항상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웨어러블 기기의 작은 화면에 보여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라 ‘Quick reminder’ 등의 기능 외에는 별로 유용한 어플리케이션이 많지 않다. 어차피 스마트폰을 꺼내 확인해봐야 하므로, 스마트폰이 없으면 활동량 측정기와 스마트워치는 반쪽자리 기기에 불과하다.
- 현재의 스마트 와치, 활동량 트랙커는 우리가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다. 스마트 와치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네트웨크에 연결되며, 운동량이나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하고 내 폰으로 들어온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2017년에 이 시장이 다시금 성장할 수 있을지는, 위에 열거한 간단한 임무들 이외에 어떤 독자적인 기능을 스마트와치가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insight] 애플 와치는 2016년에 작년대비 73%나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활동량 측정기의 대표적인 회사인 핏빗은 최근 경쟁사였던 ‘페블’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인수하고, 메드트로닉과 손을 잡고 제 2형 당뇨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하였음에도 부진을 돌파할 뽀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한 때 $47까지 올랐던 핏빗의 주가가 오늘 현재 $7.46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이 (이는 IPO 당시 공모가였던 $32.50의 4분의 1 수준이다) 핏빗의 위기, 나아가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의 위기를 보여준다. 한 때 이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모토롤라와 같은 회사들은 아예 내부 개발을 중단한 상태인데, 프로젝트를 폐기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핏빗을 2년이상 사용해왔고, 가족들에게도 선물하였는데 CNET의 스타인 기자의 분석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두번째, 다섯번째 이유인 사용자의 행동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과 스마트폰 없이는 반쪽에 불과한 기기라는 한계는 이 비즈니스가 과연 지속 가능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만든다. 이런 이유들로 처음엔 기대를 안고 구매했던 많은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가치를 느끼지 못해 사용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그 중 1/3은 더 이상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애플 와치와 핏빗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못하다면 2017년에도 이 제품들은 계속해서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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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1년전에 테크니들에 썼던 MLB 선수들을 위한 웨어러블 센서라는 글에서 아래와 같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핏빗이나 샤오미의 미밴드처럼 저가로 가던지, 아니면 특정 고객층을 타겟으로 하는 의학연구나 프로 스포츠 등의 고가 어플리케이션 시장으로 양분될 전망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이제 소비자들은 위에 열거한 현재의 기능상 한계들이 있는 한, 손목에 차는 시계 형태라면 $100-$200사이의 가격도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듯 하다. 따라서, 구매동기와 사용효과가 아주 명확한 특정 고객층을 타겟으로 하는 아래와 같은 맞춤형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아니라면 앞으로도 계속 고전할 것이라생각된다.
- 프로 스포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 NBA는 최근 농구 선수들이 경기 중에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는 것을 허용할 지에 대해 검토중이라 밝혔다. 충돌이 많아 뇌진탕 위험이 높은 미풋볼 선수들과 MLB의 야구선수들도 선수 생명 연장 및 운동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훈련중에는 웨어러블 티셔츠와 같은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큰 돈이 걸린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선수 및 구단에게서 수요를 찾을 수 있다.
-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제품. 달리기나 하이킹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방수와 GPS 기능이 내장된 Garmin 제품이 2016년에 많이 팔린 것을 보면 이 시장에 집중하는 것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영유아를 겨냥한 제품. (Owlet 스마트 양말) 아기가 신고 있는 스마트 양말을 신고 수면 중인 아기의 호흡, 심박수, 혈중 산소농도등이 실시간으로 부모의 스마트폰에 전해져 유아 돌연사를 막아준다. 아래는 Owlet 제품으로 아기의 생명을 구한 어머니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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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CNET, TechCruncch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