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9월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사라졌던 발명 플랫폼 스타트업 쿼키(Quirky)가 새로운 CEO와 비즈니스 모델로 돌아왔다. 쿼키를 인수했던 Q 홀딩즈가 Evol8tion의 공동 설립자인 Gina Waldhorn를 쿼키의 CEO로 선임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파산전 쿼키는 일반인들이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이를 모아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취합했었다. 그리고 이 의견을 기반으로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고, 아이디어 제시자들에게 로열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아래 쿼키 프로세스 참조)
부활을 알린 쿼키는 위 프로세스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되 일부는 수정한다고 한다. 즉, 쿼키가 제품을 더이상 만들지 않고, Shopify, HSN, Atomi, 및 Viatek 등과 제품 카테고리별로 독점 계약을 맺어 제품을 라이선싱한다. 사실 이 계획은 쿼키가 이전에 시도하려고 했으나 파산으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쿼키는 안드레센 호로위츠와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으로부터 총 7 라운드까지 $175.33M을 투자받고 어벤져스급 스타트업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완벽함으로 인해 오히려 쿼키에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첫째로, 펀딩이 충분하다보니 쿼키가 한꺼번에 너무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였다. 그 결과, 쿼키가 만든 제품을 모아놓은 사이트가 마치 스카이몰(여행기념용 액세서리 위주의 이커머스) 같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둘째로, 앞서 언급했듯이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져서 쿼키 고유의 제품 아이덴티티를 확보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소비자들에게 쿼키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없어 지속적인 제품 구매 유도가 어려웠고 이는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져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
쿼키가 새로 들고 나온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이러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즉, 쿼키는 제품들을 한데 모아 직접 판매하지 않고 각 제품 카테고리별로 독점계약기업에게 라이선싱을 통해 제조 판매하도록 해 이들을 분산시켰다. 또한, “쿼키”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독점계약기업에게 제품을 고안한 커뮤니티명에 “Powered by Quirky”를 날인해 제품에 표시하도록 하거나 쿼키에서 네이밍한 제품 브랜드명을 해당 제품에 쓰도록 하였다.
이러한 점은 쿼키의 파산을 몰고왔던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라이선싱이 쿼키의 의도대로 잘 될지 여부와 사업 구조 단순화(제품 자체 제조 및 판매 포기)에 따른 매출 감소를 라이선싱 수입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쿼키의 발전 가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쿼키 사례는 스타트업이 초기에는 단일 제품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이를 보완하는게 낫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관련 기사: Business Insider, Axios.com | 이미지 출처: Axios.com, Design Should Industrial Design